행방불명인 어머니에 대한 정보의 일부를 얻게 된 오미는, 이후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밤마다 꿈에서 보게된다. 과거의 악몽에 떨며 잠에서 깨어, 옆에 있는 지에이의 존재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오미는 어머니에 대한 일을 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한편, 지에이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오미에게 "지에이를 달라."고 말한다.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나는 오미, 하지만...?
■배역
小山 臣 (코야마 오미):神谷浩史 (카미야 히로시)
秀島慈英 (히데시마 지에이):三木眞一郎 (미키 신이치로)
三島慈彦 (미시마 시게히코):関 俊彦 (세키 토시히코)
上水流壱都 (카미즈루 히토츠):小林沙苗 (코바야시 사나에)
堺和宏 (사카이 카즈히로):大川 透 (오오카와 토오루)
アイン (아인):恒松あゆみ (츠네마츠 아유미)
- 지에이오미의 완결편.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은 작품이어서 처음 스포주의를 붙여봤다. 이 시리즈는 정말 수도없이 반복해 들었다. 사실 마지막 편이었던 「우아한 진정」을 매번 들을 땐, 마지막 편임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아쉬운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 이번 편은 완결이라는 걸 알고 듣게 되니 뭔가 어색했다. 완결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너무 무겁다. 들으면 정말 끝나버릴것 같고, 안 끝났으면 좋겠다- 같은 어리디 어린 감정이 솟구친다. 트랙 하나하나 듣는게 너무 아깝고, 74분이라는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가서 두 번째 씨디는 좀 텀을 두고 들었다. 내용에 대한 평은 뒤로 물러나버렸다. 내용은 어찌되도 상관없으니까 둘이 행복한 모습을 많이 많이 보여줘..
1CD
- 전작의 마지막 트랙, 미시마는 자신이 속한 종교 단체의 오래된 명부에서 "코야마 아키코"라는 이름을 보고 지에이에게 이를 알린다. 한창 오미와 호적 문제로 다투다 겨우 입적하게 된 지에이는 돌연 나타난 오미의 어머니에 대한 정보에 당황해한다. 망설이는 지에이의 모습을 뒤로하고, 이야기는 일단 마무리되는데..
- 이번 작품에선 본격적으로 오미 어머니의 행방을 좇는다. 또, 지에이는 지에이대로 미국으로 거점을 옮기기 위해 차근차근 떠날 준비를 한다.
- 아버지의 행방을 찾는 세 번쨰 시리즈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오미의 태도가 눈에 띈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이해한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꽤 힘들었을거다. 오미의 말대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알겠다."는 걸까. 아버지가 범죄자라고 밝혀진다면, 경찰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지에이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안해했던 오미였는데. 이번엔 정말 담담하게 문제를 대하고, 풀어나간다. 지금의 나는 누구로부터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는지가 아니라, 스스로 지금까지 만들어나갔던 거구나. 라고 말하는 오미가 기특했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그 모든 일을 겪고 나서 지에이를 만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오미. 지에이를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이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다. 여태껏 문제 상황에 닥쳤을 때 취해왔던 오미의 행동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나저나 어머니는 살아계신건가..?
- 입적을 결심하고 지에이는 잠시 본가에 다녀온다. 거의 연이 끊긴 상태로, 지금까지 스토리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어서 흥미가 갔지만, 이전에 지에이가 설명한 그대로였다. 민폐만 끼치지 않으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 라니, 아들한테 너무하자너...
- 지에이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직접 집까지 찾아와 오미에게 지에이와 헤어지라고 말한다. 예술가로서도, 남자로서도 지에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인. 좋아하는 건 아닌데, 섹시하고 머리도 좋아서 한 번 자보고 싶다고 한다. 자신감 넘치는 미인, 재력도 넘치며 지에이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여성. 혹시 이런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하던 오미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미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던 때, 지에이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닐까, 자신은 지에이 옆에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다. 지에이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기에 지에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것도 지에이와 본인 스스로를 향한 오미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기 때문 아닐까.
- 아인 대신 오미에게 사과하는 지에이를 보고 약간 놀라는 오미. 지에이가 아인을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인 느낌이 들었는지, 아인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살짝 질투도 섞여있는게 귀엽다.
-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오미의 톤이 살짝 낮아서 약간 의문스러웠는데(특히 초반), 학대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독백이 나오고나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향에 알맞다고 느꼈다. 짧은 장면이었는데도 그 순간의 고통이나 불안이 파도처럼 훅 밀려왔다.
2CD
- 순찰도 돌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빠져나온 오미. 주재소에 돌아가는 척 하며 산중의 오두막집을 살펴보던 오미는 지명수배된 납치범 타시로와 마주한다. 던져진 흙 때문에 시야가 막힌 오미. 위협하며 달려드는 타시로. 몰래 뒤따라온 지에이는 오미 대신 칼에 맞는다. 첫 만남에서 오미를 감싸려다 다친 지에이가 생각났던 부분.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다친 지에이도 지에이지만, 그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빠질 오미가 왠지 더 걱정됐다.
-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간 오미. 다친 지에이를 보고 이성을 잃은 채 타시로를 때리는 그를 보고 사카이 상은 오미에게 정신을 차리라며 소리를 지른다. 지에이가 이렇게 된건 오미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오미를 각성시킬 무언가가 필요해서 거친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사카이 상이 이런 말을 하는 캐릭터였나-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 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전하는 방식이 너무 비난조여서 딱 듣고는 너무 심한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지에이에게 사과하는 오미. 떨림이 잘 전달됐다. 지에이를 상처입혔다는 사실에 져서, 도망가려 한 옛날.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사실을 마주하고 지에이를 지켜줄 것을 오미는 멩세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곁에 있겠다는 지에이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이번 시리즈에서 잘 드러나는 오미의 변화이자 결심. 그 핵과도 같은 부분. 뒤에 이어지는 프로포즈는 처절하면서도 낭만적이다. 이 부분은 들으면서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 아이처럼 우는 오미는 안쓰럽고 귀여웠다.
- 입적 절차를 끝내고 둘이 나누는 대화가 달달하다. 초야에 대한 얘기. 코야마 지에이가 된 지에이. 오래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오미. 남편이라는 호칭. 다 귀엽다.ㅎㅎ 입적 축하드려요.. 진짜로... (짝짝짝)
그 외
- 사카이상을 아버지라고 부르는게 감동이었다.
- 아인은 그냥 조연정도의 포지션인데 연기가 좋아서 놀랐다. 그래서 그런가. 선한 캐릭터는 아닌데, 다른 '나쁜' 캐릭터처럼 싫어지지 않았다.
- 미시마가 자기를 3인칭화 시키는게 좀 귀엽다. 히토츠에게 " 그렇게 뛰시면 미시마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아, 쫌 귀엽다. ㅎㅎ 오랜만에 히토츠의 목소리를 들어서 좋았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픽션인데도, 20살 남자애인데도...
- 여전히 음향감독의 존재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 효과음이나 배경의 소리가 자연스러웠다. 새 음악도 많이 추가됐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전 음악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감성에 맞게 잘 구성된 느낌.
- 1CD의 카밍 목소리에 비음이 많이 섞여있다. 감기걸렸을 때 수록한걸까. 살짝 신경쓰였지만, 불편하진 않았다. 그것도 좀 귀엽게 들렸다. 대신 아에기가 좀 얌전해진 느낌. 더 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좀더 울면 안돼? 약간 아쉽다. 그만둔지 5년이나 됐으니 뭐..
- 프리토크가 아쉽다. 나카무라 히데토시 씨에 대한 이야기는 의미깊었지만 좀더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길 원했다. 완결인 만큼. 음음. 근데 되게 지쳐보였다. 확실히 예전의 발랄한 텐션은 이제 찾을 수 없는 걸까..
- 믹신이 돌아가신 나카무라 씨에 대해 이야기 하는게 좀 울컥했다. 스스로 얘기를 꺼낼 때도 머뭇거리는 게,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사카이 상 성우가 바뀌고, 아인도 왜인지 성우가 바뀌었다. 어떤 의미로든 캐스트가 바뀌어가는 건 참 씁쓸한 일이다. 이런데도 주연 둘이 완결까지 해내었다는 건 듣는 입장에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5년이 지나도 여전히 지에이오미는 그곳에 있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힘은 역시 목소리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 근데 3부작 완결이라는 건 무슨 얘기일까. 3부작이라고 하기엔 이미 10번째 씨디라서.. 뒤에 두 작품이 더 나올거란 얘기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해.
중학생 때 부터 친구인 유게 미도리에게 끌려 오게된 화려한 파티. 시미즈 아키토는 외모도 좋고 예술적 재능도 타고난 미도리를 중학생 때 부터 6년 가까이 사랑하고 있다. 그 짝사랑에 지쳐가는 아키토는,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미도리에게 키스를 한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아키토를 미도리는 회장 밖으로 끌고 나와, 화를 내면서도 격렬한 키스를 해오는데...
■배역
(유게 미도리) 스즈키 타츠히사×카지 유우키 (시미즈 아키토)
志水朱斗 (시미즈 아키토) : 梶裕貴 (카지 유우키)
弓削碧 (유게 미도리): 鈴木達央 (스즈키 타츠히사)
佐藤一朗 (사토 이치로) : 安元洋貴 (야스모토 히로키)
秀島慈英 (히데시마 지에이): 三木眞一郎 (미키 신이치로)
小山臣 (코야마 오미) : 神谷浩史 (카미야 히로시)
-왜 줄거리에 키스 얘기밖에 없지..?
- 2CD로 꽉 찬, 지에이오미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믿고 듣는 지에이오미 시리즈인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었다. 지에이오미와 약간 닮으면서도 분명히 다른 이야기. 시리즈의 후반인 만큼 지에이와 오미는 안정감이, 미도리와 아키토는 모난 귀여움이 보인다. 특히,미도리와 아키토의 모습은 연애 초반에 표현이 서툴렀던 지에이와 오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한층 성숙해진 지에이오미가 둘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
- 6년 째 짝사랑 중인 아키토와 그런 아키토를 냉대하는 미도리. 초반의 표면적인 내용은 그렇다. 심하게 집착하고 구속하는 미도리에게 상처받는 아키토.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울기도 하고,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울기도 한다. 아키토가 아파하는 만큼 울먹이며 말하는 씬이 많은데, 너무 귀엽다. 더 울려줘...
- 연말 파티회장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 다운 행사 때, 아키토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미도리에게 키스한다. 그런 아키토를 회장 밖으로 끌고 나온 미도리. 감정들이 부딪히면서 서로의 마음을 조금, 아주 조금 알게된다. 장난감으로 삼아주겠다며, 마음껏 울려줄테니 기대하라는 말을 남기는 미도리와 울면서도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아키토의 모습은 둘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
-씬은 정말 할 말을 잃을정도로 너무 잘 만들어져있다. 너무. 너무 잘 만들었다. 연기에 효과음에 브금까지 흠 잡을 곳이 아예 없다. 스토리가 씬의 전과 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은 물론, 씬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건도 재밌다. 평생 씬 하나만 들으라면 이걸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씬은 짧은 것 까지 대여섯번 나오는데, 각각 들어있는 이야기가 전부 다르고 전개 앞뒤의 연결고리도 단단하다. 특히 10분가량으로 길어지는 씬이 두 세 개 있는데, 들을 때마다 기립박수가 절로 나오는 수준. 이 트랙의 대단함을 설명해내지 못하는 내 글재주가 원망스럽다. 듣다보면 치이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평소보다 더 귀축이 되는 미도리와 목소리에 물기가 마를 날이 없는 아키토. 카지의 울먹이는 목소리와 탓층의 새디스틱한 목소리의 조합이 아주 발군이다. 이건 안 듣고는 못버텨...
- 부드러운 열정 리뷰에 쓴 것처럼, 키스신이 좋았다. 츄파츕스로 입안 어디를 누르면 그런 소리가 날까. 이 바로 뒤의 69씬을 들으면서도 의문은 멈추지 않았다. 대체 뭘 물고 대사를 말하는걸까... 결론은 최고좋았다는 얘기.
- 초반에는 아키토에 대한 미도리의 취급이 너무하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사실 아키토만큼, 어쩌면 아키토보다 미도리가 가진 감정이 더 크다는건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정말 미도리의 성격이 나빠서 취급이 안 좋은 것도 있지만, 미도리가 아키토의 우는 얼굴을 좋아하기도 하고 좋아한다는 표현이 서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청 좋아하면서도 표현은 초등학생의 좋아하는 애 괴롭히기에 멈춰있고, 좋아한다는 얘기를 못해서 행위만 지속하기도 하며, 아키토 주변에 다른 사람이 접근할 때마다 번견마냥 으르렁거린다. 그러면서도 아키토 앞에서만 본심을 드러내는게 아주 귀엽다.심한 집착은 꽤 흔한 설정이긴 하지만, 거기에 성격나쁜 도S 설정이 붙으니 너무 맛있다. 냠냠. 평소에는 상냥하지만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엄청 집착하고 있는 세메 포지션은 쉽게 기억이 나는데, 우케를 갈구다시피 놀리는 성격나쁜 캐릭터를 보고 마음에 든 적은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 미도리는 지에이를 싫어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이를 아는 아키토는 미도리 몰래 사토와 지에이의 개인전시전을 간다.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집앞에는당연하게도미도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 모르게 지에이를 만나러 간 것에 화난 미도리, 아키토를 차에 태우고는 그것에 뭔가를 씌운다. '그곳에 딱 맞게 무언가 씌워진 느낌'이 든 아키토. 대체 뭘 씌웠길래 아키토가 아파하고 간지럽다고까지 말한걸까. 이게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뒤로하고, 너무하다고 우는 아키토에 미도리는 당황한다. 엄청 괴롭히면서 막상 아키토가 울거나 화내면 당황하는 미도리.. 성격 나쁜 캐릭터 정말 안 좋아하는데.. 이 정도면 나쁜 축에도 못끼는건가. 워낙 쓰레기같은 애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냥 질투많은 아이 정도로 느껴진다. 귀여워..
- 미도리가 여태껏 드러내지 않았던 생각들을 쏟아내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아키토는 누구든 금방 친해지고 사랑받으니까, 아키토는 누구든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미도리. 하지만 괴롭힐 때 만큼은 아키토가 자신을 바라보고 화내주니까, 미도리가 아키토를 제대로 마주하게되면 아키토가 그걸로 만족해버려서 금방 자신을 떠날것 같았기 때문에 아키토에게 상냥하게 대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나친 구속에 지쳐 이제 그만두자고 말하는 아키토에게 미도리는 여태껏 쌓아왔던 감정을 마구 토해낸다.
"이제 그만 두자는 말, 싫다는 말 하지마. 착각이었다는 말 하지마.
전부 거짓말이라고 말해. 말해줘.."
말해 에서 말해줘로 바뀌는 어미가 쌍엄지를 치켜들게 만든다.
- 의도치 않게 미도리에 대한 얘기만 엄청 써버렸는데, 사실 처음 들으면서 가장 즐겼던 건 미도리보다도 아키토의 반응이었다. 미도리의 괴롭힘에 하나하나 시무룩해지고 화내고, 상처받고 우는 모습이 최고 귀여웠다. 예쁘게 우는건 어디가서 견주어도 지지않을 정도. 예쁘게 우는게 아니라 우는게 예뻐보이는건가. 아무튼 카지...카지... 부르다 죽을 그 이름..
- 트랙1은 4번째 시리즈에서 수록된 파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와 재녹음한 것이다. 재녹음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지만, 나중에 정리하도록 하자. 일단은. 굳이 따지자면, 카지의 성장이 보였기 때문에 재녹음된 것을 더 선호한다. 상대방과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고, 대사를 이어나가는 데에 능숙함이 보이기도 했고. 그런데 믹신은 그대로였다. 물론 좋은 의미로. 대사나 호흡에 작은 변화가 있긴 했지만, 두 개 다 좋았다. 전작으로부터 3년정도의 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울 정도로 변함없는 지에이를 보여주었다. 지에이는 정말 나가노의 어딘가에서 살고있다는 착각이 다시 들정도로.. 믹신은 연기력을 더 높일 수 없는 경지까지 오른 것 같다. 믹신 차냥해..
- 이 리뷰는 몇 번을 쓰고 몇 번을 지웠는지 모르겠다. 쓰는데 자꾸 삐걱거렸다. 왜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에이오미 신 시리즈가 나온 기념으로 꼭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적어나갔다.
화가 히데시마 지에이는 첫 개인전에 실패하여 상심에 젖은 채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형사 코야마 오미. 예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거친 말을 하는 오미와 만날 때마다 마음을 뺏기는 지에이지만, 이 감정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어느 날 우연히 목격한 사건 때문에 범인에게 노려진 지에이는 결국 상처를 입게 되고, 오미는 무심코 다가가게 되는데...
-드라마씨디 생각을 하면 가끔 배가 아프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배가 아프다. 이건 다 카밍때문이야..
-너무 많이 들어서 이번이 몇번째로 듣는 건지 모르겠다. 인상에 강렬히 남았던 부분은 대사를 치기 전에 내 입에서 먼저 대사가 나온다.
-후반 시리즈의 내용을 알고 첫 번째 작품을 들었을 때 느꼈던 것은..
초반에 억지부리는 오미는 정말 귀엽다는 것. 초절 귀여워.. 나같아도 반했겠어. 후반에는 이런 모습이 많이 안나오니까 아쉽기도 하다.
수상한 수염같은 거 기른 얼굴로 살인사건 현장을 돌아다니는 지에이가 나빴다고 말해 놓고 다음에 수염을 깎고 오니 자기때문이냐며 미안해하는 오미는 세상 귀여웠다. 너무..귀여워... 관계를 가지면서 대화를 피하려고 하는 태도나 도쿄로 돌아가지 말라고 잡지도 않고 끝까지 피해를 주려 하지 않는 오미의 모습이 너무 이해가 가면서도 안쓰러웠다. 혼자 다 끌어안고, 참고 버티면 어떻게든 되겠지, 같은 마음.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오미의 말은 그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대사 중 하나.
- 펠라 씬을 듣고 사람들이 놀랐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냥 진짜 한 걸 녹음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한 소리. 펠라 씬이 있는 씨디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정도의 리얼함은 이 씨디가 유일한 것 같다. 츄파츕스나 손가락 가지고 이렇게 소리를 내다니. 여담이지만, 번외편인 '당신의 나태하고 우아' 에서 카지가 키스할때 내는 발음이 뭉게지는 소리도 정말 리얼하다. 츄파츕스로 입 안 어딘가를 누른채 얘기하는게 아닐까 싶음.
-가끔.. 아니 항상. 지에이가 연하라는걸 잊고 산다. 정말로.. 뭔가 캐릭터성으로 봤을때는 지에이가 연상의 일반적인 특징을 가지고있는데, 정말 잊고살았다. 얼굴이 늙은 것도 본인이 인정한 부분이고ㅋㅋㅋ.북클릿 표지에서도 지에이가 연상같은걸..
-"형사님 일 열심히 하시네요."
"너 그거 비꼬는거지."
정말 지에이는 비꼬는게 아닌데 들으면 들을 수록 비꼬는 것 같음. ㅋㅋ 너무 재밌었다.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는 부분. 드라마씨디를 들으면서 내용에 일부러 바보짓을 넣지 않은 이상, 웃을일은 많이 없는데 진짜 자연스럽게 웃겼다. 소소한 재미.. 이런게 이야기의 현실감을 많이 살려준 듯 하다.
-지에이오미 시리즈를 들을 때, 보통의 양산형 드라마 씨디를 들을 때와는 내 태도(?)부터 달라지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 보통의 드라마 씨디를 들을 때는 'A성우와 B성우가 만나 이런 역할을 연기해 냈다.' 라는 인식이 생각 저편에 깊게 내재되어있어서, 씨디를 듣고 나면 어떻게든 평가의 형식으로 결론을 내게 된다. 하지만 지에이오미는 내가 흔히 생각하는 가벼운 의미의 드라마 씨디를 넘어선 하나의 작품같은 느낌. 두 사람의 삶을 내가 훔쳐본듯한 느낌이다. 삶을 평가하지는 않으니까.. 정말 나가노에는 지에이와 오미가 살고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되는 두 사람의 연기, 세밀하게 묘사된 감정, 적당한 모놀로그,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 등등.. 연기 뿐만 아니라 비엘씨디의 세계 안에서 웬만해선 찾아볼 수 없는 퀄리티라고 생각한다. 요즘의 신작들은 (특히 만화 원작들) 앞의 모든 내용들이 7번 8번 트랙즈음에 있는 씬만을 위해 다져진 초석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그런 느낌이 안드는 몇 안되는 드씨. 이렇게 드라마 씨디의 형태로 완성된 것도 원작 소설의 구성이 일반 만화 원작 드라마 씨디에 비해 탄탄했었기 때문인것도 같다. 작가님이 드라마 씨디를 위한 대본을 새로 써주셨다는 것도 이 완성에 한 몫 단단히 기여한 것 같고.
-이때 카밍은 젊은 느낌이 난다. 혈기 넘치는 형사 역할이다보니, 팔팔한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그 연기 안에서도 혈기가 느껴진다. 이번 모놀로그는 대부분 믹신이 진행했지만, 뒤로 갈수록 카밍의 모놀로그가 늘면서 느껴지는 가장 큰 특징.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모놀로그에서도 가면 갈수록 그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는 카밍의 성장이 시리즈 전체에서 눈에 띈다. 초반 시리즈의 모놀로그는 대체적으로 감정없이 단조로웠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믹신처럼 모놀로그에서도 제대로 "연기"하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초반의 연기는 여기서 이렇게 숨쉬고, 여기에 강세를 줘서, 이렇게 얘기해야지! 하고 계산한게 잘 느껴진다. 청자가 굳이 안느껴도 될만한 부분들. 요즘은 그런 걸 컨트롤 하는데에 익숙해진 것 같다. 카밍과 오미가 후반으로 갈수록 같이 성장하는 느낌. 이 이야기는 후반 시리즈 리뷰에서..
-믹신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을 안심시켜준다. 본인은 완벽히 그 캐릭터가 될 수 없다고 말하긴 하지만 여기서의 믹신은 지에이 그 자체. 너무 안정적이다. 초반의 개인전의 실패와 시카마의 망언때문에 우울했던 지에이와 나가노로 본가를 옮겨 오미를 만나려고 할 때의 들뜬 지에이가 제대로 구분된다. 후반의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겠다."라는 지에이의 발언은 가히 혁명적. 그 짧은 시간동안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싶었다. 이전에는 본인만의 영감만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또 다른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 지에이. 오미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려고 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눈 닫고 귀 막은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 뜨고 귀 연 느낌. 확실히 너무 급격하게 흘러간 감이 있지만, 지에이오미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중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