ルボー・サウンドコレクション ドラマCD COLD SLEEP



■ 줄거리


사고로 기억을 잃은 타카히사 토오루. 자신을 친구라고 소개한 연상의 남자 후지시마 케이시와 함께 지내게 된다. 후지시마는 극단적으로 과묵한데다 토오루의 과거를 전혀 알려주지 않아, 토오루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듯한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후지시마와 지내며, 그의 서투른 상냥함을 깨닫게 되고... 


■ 배역


高久透 (타카히사 토오루) : 羽多野渉 (하타노 와타루)

藤島啓志 (후지시마 케이시) : 野島裕史 (노지마 히로후미)

楠田正彦 (쿠스다 마사히코) : 杉山大 (스기야마 오오키)

石井 (이시이) :  利根健太朗 (토네 켄타로)




- 이렇게 내용을 제대로 담지 않은 줄거리 요약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번역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소개. 줄거리만 보면 평범한 커플의 평범하게 행복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 줄 알겠어..


-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 명작 blcd를 얘기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담당 성우조차 숙면을 취하고 체력이 있을 때, 건강할 때 들어달라고 말하는 CD..





- 이야기 시작부터 교통사고를 당한 토오루. 기억을 잃은 그의 앞에 나타난 후지시마는 자신을 그의 친구라고 소개한다. 후지시마에 대한 기억이 없는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왜 자신에게 사진 잡지를 사주거나 비싼 카메라를 사주는 지, 사진 전문학교를 추천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토오루는 안 그래도 서먹한 관계가 더욱 어색해질까봐 이유를 묻기 꺼려한다. 


-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 후지시마가 답답해 직접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을 찾으러 갈 거라는 토오루. 후지시마는 과거를 물어보러 다니는 건 쓸모없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평소의 온화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토오루를 몰아세우는 듯한 후지시마의 말은 토오루의 기억이 돌아오는 걸 두려워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언쟁이 오가고,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 후지시마의 태도에 답답해하는 토오루. 하지만 지금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후지시마 단 한 명 밖에 없다고 말하는 토오루는 안쓰러웠다. 기억을 잃은 채 오로지 한 사람만을 의지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런 언쟁은 토오루에게 적절한 절망감을 주기 딱 좋은 것 같다.  


- 과거의 지인들을 찾기 시작한 토오루. 자신이 이전에 살았던 집의 이웃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 얘기가 무르익을 무렵, 담배를 꺼내는 이웃 여자. 기억을 잃기 전엔 헤비 스모커였으면서, 상대가 내뿜은 담배 연기에 기침하는 토오루는 귀여웠다. 진짜 기억을 잃으면 이럴 수 있는건가? 픽션이라서 나올 수 있는 연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귀여웠다. 암튼 귀여웠다. 또, 자신의 기억은 생후 4개월이라며 쿠스다에게 투정부리는 토오루도 귀여웠다. 기억을 잃은 후의 토오루는 그냥.. 마냥 귀엽다.


- 의문의 여자에게 칼로 찔린 후지시마. 하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말아달라는 후지시마의 태도에 토오루는 화가 난다. "경찰에 신고해서 그 여자, 제대로 처벌받게 만들자." 라고 말하는 토오루.. 그렇게하면 네가 X돼... 내용을 전부 알고 들으니, 토오루의 행동이 참.. 씁쓸하게 느껴졌다.


- 진실을 알게 된 토오루는 충격에 빠지고, 병원을 나가는 여자에게 달려가 죄송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처절하게 울고 빈다. 들으면서 가장 맴찢한 부분. 예전 기억의 어긋났던 조각들이 맞춰지면서 의문들은 해결됐지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짐을 예고도 없이 한꺼번에 짊어지게 된 상황의 처참함이 잘 느껴졌다. 


- 기억을 잃은 후의 토오루는 평소에 꽤나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편이다. 근데 가끔 후지시마가 입 닫고 있을 때 답답해하며 화내는 모습을 보면 예전의 성격이 조금 겹쳐보이기도 한다. 톤이 낮아진다거나, 평소보다 거친 말을 쓴다거나, 울컥해서 소리를 내지른다거나.. 사실 이렇게 화내는 건 원래 성격의 반의 반의 반도 못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안에 확실히 원래의 토오루가 있구나- 하고 느껴진다. 


- 쓰면서 느꼈는데, 리뷰 내용에 사랑 얘기는 1도 없는 것 같다. 나름 보이즈 '러브' 작품인데... 중간중간에 가벼운 씬이 몇 개 있었지만, 그 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이렇게 혼파망인데 사랑할 시간이 어딨어.. 억지로 넣은 씬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 캐스팅이 정말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 토오루의 기억을 잃기 전과 후 성격 차이가 큰 만큼 말투는 물론 톤이나 목소리에 변화폭이 있어야한다고 느꼈는데, 그걸 이 정도로 잘 표현할 수 있는건 와탈밖에 없다고 느꼈다. 노지니도 마찬가지. 일단 목소리가 너무 찰떡이어서 살짝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도 목소리로 커버가 가능했다.


- 예쁜 사람들의 예쁜 연애는 좋아하지 않는 작가님답게, 이번 시리즈도 인물들의 인생이 혼파망이었다. '아름다운 것'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낀 좌절과는 다른 종류의 좌절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둘 다 멘탈을 흔드는 내용이라는 점에선 다를게 없지만.


- 이야기의 흐름이 정말 좋았던 작품. 소설 원작인 만큼 배경이 탄탄하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진실을 하나 둘 알아가다가 마지막에 큰 폭탄을 하나 펑, 내려놓고 가는 느낌. 작가님이 '어떻게 하면 얘네 멘탈을 제대로 부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한 결과가 이 작품으로 나온 것 같다. 큰 거 하나 터트리고 '난 간다 ㅂㅂ'라며 떠난 작가님..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가능한 한 가장 잔인한 방향으로, 벼랑 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느꼈다. 


- 마지막 시리즈 프리토크에서도 말하지만 늦게 시작해도 좋으니까, 감정이 제대로 만들어진 후에 연기를 시작해달라던 디렉팅의 역할도 컸던 것 같다. 역시 갓작은 감독님의 역량부터 차이가 느껴진다. 연기도 잘했고 편집도 조화롭게 잘 됐다고 느꼈다. 크으... 띵작뽕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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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しいこと




■ 줄거리


마츠오카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우정인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느낀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와의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능력있는 마츠오카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둘이서 보내는 시간에 편안함을 느끼는 히로스에. 그 때, 회사의 인사이동이 둘의 관계를 크게 변화시키는데...



■배역


寛末基文 (히로스에 모토후미) : 杉田智和 (스기타 토모카즈)

松岡洋介 (마츠오카 요스케) : 鈴木達央 (스즈키 타츠히사)

福田 (후쿠다) : 岸尾だいすけ (키시오 다이스케)

葉山玲子 (하야마 레이코) : 早水リサ (하야미즈 리사)




- 원래 두 작품으로 끝나는 시리즈인 만큼 글 하나로 모으려고 했는데, 히로스에의 행동들을 하나하나 곱씹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이번 씨디는 히로스에가 마츠오카에게 결정을 내릴 시간을 달라고 말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 후속작에서도 히로스에의 답답함은 계속된다. 좀더 마츠오카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둘은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온천 여행까지 가는 사이가 됐다. 히로스에의 독백에서 그는 마츠오카를 좋은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계속 단정짓는다. 그런데도 마츠오카와 있을때의 편안함에 더욱 기대고 싶은건지, 그 대답을 마츠오카에게 말하지 않은 채로 계속 만나고, 밥먹고,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단 둘이 가는 온천 여행을 거절하지도 않는다. 이런 느슨한 히로스에의 생각, 대답을 미룬다는 선택을 한 히로스에의 행동은 사실 마츠오카에게 있어서 가장 달콤하면서도 잔인한 선택인 것 같다. 



- 히로스에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후 히로스에는 결국 마츠오카에게 거절의 뜻을 내비치게 되고, 마츠오카는 그에게 다신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고향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우게 된 히로스에. 고향으로 내려오기 전 마츠오카에게 할 말 못할 말 다 쏟아내놓고선, 고향으로 내려오니 마츠오카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고, 심지어 먼저 메일을 보내기도 하며, 마츠오카가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기 싫다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얘 대체 왜이래? 이젠 이 사람이 어떻게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녔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그냥 나쁜 놈인듯.



- 하야마의 결혼식에서 재회한 둘.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의 차가운 태도에 실망한다. 자신이 묵고있는 호텔로 와달라고 겨우겨우 부탁한 히로스에. 하지만 다음 날 술 때문에 자신의 방에 왜 마츠오카가 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마츠오카와 자신이 육체적인 관게를 맺을 수만 있다면 이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는 마츠오카에게 잘 수만 있으면 되는거냐고 묻는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222. 말을 너무 함부로 하고 생각이 줏대없이 너무 자주 바뀐다.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 마츠오카가 가여웠다. 


- "좋아한다고 생각해. 아니, 이러면 안 되지... 좋아해..." 


 겨우겨우 말한 이 대사는 히로스에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아마 이 때까지도 히로스에는 본인이 마츠오카를 연인으로서의 감정으로 좋아한다고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마츠오카를 좋아한다는 마음만은 진심이라는 것을 전하기 위해 좋아한다고, 확실히 말하게 된 것 아닐까. 마츠오카가 히로스에를 진짜 잊으려 마음먹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울먹이면서 말하는 히로스에는 조금 귀여웠다. 마츠오카가 계속 자신을 좋아해줬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여태까지 했던 답답한 행동들을 조금은 용서할 수 있었다. 아주 조금.



- 가까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서로 불안해하는 만큼 씬이 진짜 눈물난다. 히로스에가 실망하는 모습에 상처받기 싫어서 소극적으로 변한 마츠오카는 정말 안쓰러웠고, 술에 취해 마츠오카를 안았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던 히로스에는 진짜 쓰레기였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333. 이제 좀 마음이 맞아서 잘 되나 싶더니, 자신이 요코의 이름을 부르면서 억지로 했던 일을 기억못했던 히로스에 덕에 다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에 사과하러 마츠오카의 집을 찾아간건 관계를 갖기 전에 마츠오카에게 퉁명스럽게 행동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 히로스에의 인상은 한 마디로 찌질하다. 착하다고 불리는 건 사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때문으로, 일에 잘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고 때때로, 아니 자주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히로스에의 이기적인 모습은 밤새도록 그 예를 들 수 있을 정도다. 그 한심하고 볼품없고, 때로는 다정하고 냉정한 목소리가 스기타에게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웃음소리만 좀 자연스러웠다면 더 좋았을 텐데.


- 탓층이 잘 몰입했다는게 잘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전작의 가장 마지막 트랙에서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이 히로스에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는데.. 이 대사를 프리토크에서 언급하면서 그거 들으면 진짜 눈물난다고, 얘네들 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근데 이 엔딩이 해피엔딩.. 인건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ㅋㅋㅋ '히로스에따위 버리고 다른 사람 만나!' 같은 리뷰가 꽤 많이 보인다. 마츠오카가 마음고생 심하게 한 만큼, 듣는 사람들도 같이 마음고생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번 듣기는 힘든 작품. 그래도 흔히 볼 수 없는, 잘 만들어졌다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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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しいこと



■줄거리


마츠오카 요스케는 일주일에 한번 예쁘게 여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 어느 날, 여장을 한 모습으로 헌팅을 당한 마츠오카. 상대에게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들키고 다급히 도망친다. 신발도 없이 비오는 길을 걷던 그를 도와준 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히로스에 모토후미. 자신이 여자라고 오해받은 채로 히로스에와의 만남을 이어가며, 마츠오카의 마음은 달라져가는데....



■배역


寛末基文 (히로스에 모토후미) : 杉田智和 (스기타 토모카즈)

松岡洋介 (마츠오카 요스케) : 鈴木達央 (스즈키 타츠히사)

福田 (후쿠다) : 岸尾だいすけ (키시오 다이스케)

葉山玲子 (하야마 레이코) : 早水リサ (하야미즈 리사)



-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쓰레기공(?)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사람은 착하니까 쓰레기보단 똥차라고 부르자. 아니, 애초에 히로스에는 착한 사람인가..? 아무튼, 히로스에의 상냥함에 반한 마츠오카와 요코가 아닌, 여자가 아닌 마츠오카를 받아들일 수 없는 히로스에의 이야기로, 히로스에가 가진 애매하고 제한적인 상냥함은 작품 안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 비오는 날 히로스에는 비에 젖은 채 맨발로 걷고있는 마츠오카를 발견하고 그를 도와준다. 자신이 신고있던 구두를 주고, 택시를 불러 집까지 보내준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그의 상냥함에 점점 빠지게 되고, 이 이상 여장을 하고 밖에 나가는 건 위험하다는 것을 자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코'인 채 히로스에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 목소리를 내면 남자라는 것을 들키기 때문에,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은 말을 할 수 없는 여성의 모습인 자신을 '요코'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어느새 히로스에게 매일 모닝콜을 받을 정도로 그와의 관계를 진전시켜나간다. 처음에 이 부분을 들었을 땐, 다정한 히로스에의 목소리와 기뻐하는 마츠오카의 모습에 마냥 행복했었는데. 여러번 들으니 뒤에 이어질 스토리가 먼저 떠오르면서 좀 씁쓸해졌다. 마지막이라고 다짐하면서도 계속 만나는 것, 문자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메일 주소를 알려준 것, 모닝콜을 매일 들으면서도 그만두려 하지 않았던 것 등등. 마츠오카가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며, 보려하지 않았던 것들이 쌓여가면서 언젠가는 터질 문제의 영향과 후에 히로스에가 받을 충격의 크기가 더욱 커진 것 같다. 



- 앞서 말했듯이, 히로스에가 너무 똥차다. 답답해도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마츠오카는 자신이 사실 여자가 아니라고 말했을 때 히로스에의 태도가 달라질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말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이 여태까지 숨기고 있던 사실이 있다는 메일을 보낸다. 히로스에는 이를 보고 답장을 하는데...


"저는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분명 싫어지지 않을거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비밀을 안고 있든, 그것이 설령 해서는 안되는 일 일지라도. 저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당신은 아름답고 강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는 겉모습보다도 마음에 끌렸어요. 올바르고 강하고 상냥한 그 마음에요. 저는 요코 씨가 할머니가 되어도, 어린 아이가 되어도, 어떤 모습이 되어도 꼭 당신을 찾아내서 사랑하게 될거에요."


 않이.. 어떤 모습이든 된다며... 저렇게까지 말해놓고 막상 마츠오카를 만나니,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혼자 호텔의 방으로 올라가버리곤 마츠오카에게 말도없이 가버린 히로스에의 행동이 참 마음에 안들었다. 본인에게는 충격적이었겠지만, 이후 마츠오카와의 약속을 일부러 늦는다던가, 마츠오카의 권유를 대놓고 거절하는 등의 태도가 정말 별로였다. 그렇게 싫으면 만나지를 말던가! 굳이 만나서 하나하나 마츠오카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할 때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고, 언젠간 이해해 줄 거라며 무리해서 웃는 마츠오카의 필사적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 여전히 둘 사이의 분위기는 냉각된 채, 술에 꽤 취해버린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남자여서 안된다고 중얼거리는 히로스에에게 마츠오카는 정말 안되는지 시험삼아 해보지 않겠냐고 말한다. 술에 취한 탓인지, 피가 난다는 마츠오카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히로스에는 마츠오카를 요코라고 부르며 억지로 관계를 맺는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 억지로 한 관계에, 다음 날엔 몸살까지 걸린 마츠오카에게 히로스에가 찾아온다. 다행히 어느정도 기억은 하고 있었는지,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에게 사과하고 마츠오카도 이제 그만두자며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차라리 이렇게 정리가 돼서 영영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 마츠오카가 너무 착하다. 히로스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잘 견디지 못한다. 좌천된 걸 알았으면 요코는 남자라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을거라고도 말하고. 히로스에가 자신에게 심하게 대해도 꼭 이해해줄거라고 믿으며 다시 웃는다. 최고로 마음 아픈 부분.. 화나고 상처받는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버티고 히로스에 앞에서 웃으려는 마츠오카의 모습이 제일 안쓰러웠고, 그만큼 히로스에에게 진심으로 화가났다. 키스하고 부끄러워하거나, 선물받은 스트랩을 하루종일 쳐다보는 마츠오카가 너무 귀여웠던 만큼 화가 났다. 이렇게 귀여운 애한테...



- 문득, 왜 실재하지도 않는 작품 안의 사람한테 화내고 있지,라고 생각하게 됨과 동시에 이렇게 생생한 감정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는게 흔치 않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됐다. 요즘의 양산형 작품들을 들으면, 연기가 별로고, 스토리가 이상하고, 음악도 이것저것 고쳤으면 좋겠고, 이런 식으로 작품의 부족한 부분들을 평가하게 되는데. 스토리가 탄탄하고 그 안의 구조와 사람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납득되면 그 세계 안으로 몰입하게 되는 것같다. 설령 그 소재가 여장같은 마이너한 요소이더라도. 아, 이런 사람 주변에 한 명씩 있었지, 충분히 이런식으로 생각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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