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인 어머니에 대한 정보의 일부를 얻게 된 오미는, 이후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밤마다 꿈에서 보게된다. 과거의 악몽에 떨며 잠에서 깨어, 옆에 있는 지에이의 존재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오미는 어머니에 대한 일을 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한편, 지에이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오미에게 "지에이를 달라."고 말한다.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나는 오미, 하지만...?
■배역
小山 臣 (코야마 오미):神谷浩史 (카미야 히로시)
秀島慈英 (히데시마 지에이):三木眞一郎 (미키 신이치로)
三島慈彦 (미시마 시게히코):関 俊彦 (세키 토시히코)
上水流壱都 (카미즈루 히토츠):小林沙苗 (코바야시 사나에)
堺和宏 (사카이 카즈히로):大川 透 (오오카와 토오루)
アイン (아인):恒松あゆみ (츠네마츠 아유미)
- 지에이오미의 완결편.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은 작품이어서 처음 스포주의를 붙여봤다. 이 시리즈는 정말 수도없이 반복해 들었다. 사실 마지막 편이었던 「우아한 진정」을 매번 들을 땐, 마지막 편임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아쉬운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 이번 편은 완결이라는 걸 알고 듣게 되니 뭔가 어색했다. 완결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너무 무겁다. 들으면 정말 끝나버릴것 같고, 안 끝났으면 좋겠다- 같은 어리디 어린 감정이 솟구친다. 트랙 하나하나 듣는게 너무 아깝고, 74분이라는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가서 두 번째 씨디는 좀 텀을 두고 들었다. 내용에 대한 평은 뒤로 물러나버렸다. 내용은 어찌되도 상관없으니까 둘이 행복한 모습을 많이 많이 보여줘..
1CD
- 전작의 마지막 트랙, 미시마는 자신이 속한 종교 단체의 오래된 명부에서 "코야마 아키코"라는 이름을 보고 지에이에게 이를 알린다. 한창 오미와 호적 문제로 다투다 겨우 입적하게 된 지에이는 돌연 나타난 오미의 어머니에 대한 정보에 당황해한다. 망설이는 지에이의 모습을 뒤로하고, 이야기는 일단 마무리되는데..
- 이번 작품에선 본격적으로 오미 어머니의 행방을 좇는다. 또, 지에이는 지에이대로 미국으로 거점을 옮기기 위해 차근차근 떠날 준비를 한다.
- 아버지의 행방을 찾는 세 번쨰 시리즈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오미의 태도가 눈에 띈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이해한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꽤 힘들었을거다. 오미의 말대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알겠다."는 걸까. 아버지가 범죄자라고 밝혀진다면, 경찰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지에이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안해했던 오미였는데. 이번엔 정말 담담하게 문제를 대하고, 풀어나간다. 지금의 나는 누구로부터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는지가 아니라, 스스로 지금까지 만들어나갔던 거구나. 라고 말하는 오미가 기특했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그 모든 일을 겪고 나서 지에이를 만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오미. 지에이를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이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다. 여태껏 문제 상황에 닥쳤을 때 취해왔던 오미의 행동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나저나 어머니는 살아계신건가..?
- 입적을 결심하고 지에이는 잠시 본가에 다녀온다. 거의 연이 끊긴 상태로, 지금까지 스토리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어서 흥미가 갔지만, 이전에 지에이가 설명한 그대로였다. 민폐만 끼치지 않으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 라니, 아들한테 너무하자너...
- 지에이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직접 집까지 찾아와 오미에게 지에이와 헤어지라고 말한다. 예술가로서도, 남자로서도 지에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인. 좋아하는 건 아닌데, 섹시하고 머리도 좋아서 한 번 자보고 싶다고 한다. 자신감 넘치는 미인, 재력도 넘치며 지에이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여성. 혹시 이런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하던 오미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미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던 때, 지에이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닐까, 자신은 지에이 옆에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다. 지에이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기에 지에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것도 지에이와 본인 스스로를 향한 오미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기 때문 아닐까.
- 아인 대신 오미에게 사과하는 지에이를 보고 약간 놀라는 오미. 지에이가 아인을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인 느낌이 들었는지, 아인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살짝 질투도 섞여있는게 귀엽다.
-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오미의 톤이 살짝 낮아서 약간 의문스러웠는데(특히 초반), 학대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독백이 나오고나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향에 알맞다고 느꼈다. 짧은 장면이었는데도 그 순간의 고통이나 불안이 파도처럼 훅 밀려왔다.
2CD
- 순찰도 돌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빠져나온 오미. 주재소에 돌아가는 척 하며 산중의 오두막집을 살펴보던 오미는 지명수배된 납치범 타시로와 마주한다. 던져진 흙 때문에 시야가 막힌 오미. 위협하며 달려드는 타시로. 몰래 뒤따라온 지에이는 오미 대신 칼에 맞는다. 첫 만남에서 오미를 감싸려다 다친 지에이가 생각났던 부분.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다친 지에이도 지에이지만, 그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빠질 오미가 왠지 더 걱정됐다.
-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간 오미. 다친 지에이를 보고 이성을 잃은 채 타시로를 때리는 그를 보고 사카이 상은 오미에게 정신을 차리라며 소리를 지른다. 지에이가 이렇게 된건 오미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오미를 각성시킬 무언가가 필요해서 거친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사카이 상이 이런 말을 하는 캐릭터였나-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 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전하는 방식이 너무 비난조여서 딱 듣고는 너무 심한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지에이에게 사과하는 오미. 떨림이 잘 전달됐다. 지에이를 상처입혔다는 사실에 져서, 도망가려 한 옛날.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사실을 마주하고 지에이를 지켜줄 것을 오미는 멩세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곁에 있겠다는 지에이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이번 시리즈에서 잘 드러나는 오미의 변화이자 결심. 그 핵과도 같은 부분. 뒤에 이어지는 프로포즈는 처절하면서도 낭만적이다. 이 부분은 들으면서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 아이처럼 우는 오미는 안쓰럽고 귀여웠다.
- 입적 절차를 끝내고 둘이 나누는 대화가 달달하다. 초야에 대한 얘기. 코야마 지에이가 된 지에이. 오래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오미. 남편이라는 호칭. 다 귀엽다.ㅎㅎ 입적 축하드려요.. 진짜로... (짝짝짝)
그 외
- 사카이상을 아버지라고 부르는게 감동이었다.
- 아인은 그냥 조연정도의 포지션인데 연기가 좋아서 놀랐다. 그래서 그런가. 선한 캐릭터는 아닌데, 다른 '나쁜' 캐릭터처럼 싫어지지 않았다.
- 미시마가 자기를 3인칭화 시키는게 좀 귀엽다. 히토츠에게 " 그렇게 뛰시면 미시마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아, 쫌 귀엽다. ㅎㅎ 오랜만에 히토츠의 목소리를 들어서 좋았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픽션인데도, 20살 남자애인데도...
- 여전히 음향감독의 존재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 효과음이나 배경의 소리가 자연스러웠다. 새 음악도 많이 추가됐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전 음악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감성에 맞게 잘 구성된 느낌.
- 1CD의 카밍 목소리에 비음이 많이 섞여있다. 감기걸렸을 때 수록한걸까. 살짝 신경쓰였지만, 불편하진 않았다. 그것도 좀 귀엽게 들렸다. 대신 아에기가 좀 얌전해진 느낌. 더 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좀더 울면 안돼? 약간 아쉽다. 그만둔지 5년이나 됐으니 뭐..
- 프리토크가 아쉽다. 나카무라 히데토시 씨에 대한 이야기는 의미깊었지만 좀더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길 원했다. 완결인 만큼. 음음. 근데 되게 지쳐보였다. 확실히 예전의 발랄한 텐션은 이제 찾을 수 없는 걸까..
- 믹신이 돌아가신 나카무라 씨에 대해 이야기 하는게 좀 울컥했다. 스스로 얘기를 꺼낼 때도 머뭇거리는 게,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사카이 상 성우가 바뀌고, 아인도 왜인지 성우가 바뀌었다. 어떤 의미로든 캐스트가 바뀌어가는 건 참 씁쓸한 일이다. 이런데도 주연 둘이 완결까지 해내었다는 건 듣는 입장에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5년이 지나도 여전히 지에이오미는 그곳에 있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힘은 역시 목소리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 근데 3부작 완결이라는 건 무슨 얘기일까. 3부작이라고 하기엔 이미 10번째 씨디라서.. 뒤에 두 작품이 더 나올거란 얘기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