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잘생겼지만 너무 사람이 좋은 키사라기 하루미즈는 부하인 사토미 코이치에게 비밀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포기하고 있던 카츠라기였지만, 공교롭게도 사토미는 게이였고, 그가 짝사랑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술자리에 어울린 후 사토미를 바래다준 키사라기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안절부절 사과하는 사토미에게, 키사라기는 상처받은 마음을 억지로 숨기며 사토미의 짝사랑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는데...
■ 배역
如月春水 (키사라기 하루미즈) : 野島裕史 (노지마 히로후미)
里見幸一 (사토미 코이치) : 羽多野 渉 (하타노 와타루)
榎本 典 (에노모토 텐) : 谷山紀章 (타니야마 키쇼)
高橋比呂 (타카하시 히로) : 水島大宙 (미즈시마 타카히로)
- 제목의 어감이 좋다. 치루치루, 미치루.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제목이랑 내용에 어떤 관련이 있는건지 의문이 드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
- 평범한 회사원 키사라기는 같은 부서의 사토미를 좋아한다. 사토미는 게이가 아닐거라는 생각에 반쯤 포기하고 있던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사실 사토미가 동료인 타카하시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키사라기는 사토미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신경쓰면서도 사토미의 사랑을 도와주려 한다.(?)
- 처음부터 메인 커플 두 명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있지 않은 작품은 이게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타카하시를 좋아했다며 수줍어하는 사토미의 모습은 귀여워서 넘길 수 있었지만, 이 둘이 잘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키사라기의 행동은 의문스러웠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니, 내 사랑은 포기하고 애 사랑이나 도와주자! 라는 보살같은 마음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꽤 냉소적으로 애기한 것 같은데, 이런 답답한 모습이 좋았다는 애기다.ㅎㅎ 너무 답답하고, 자기 마음은 안 챙기고, 남 도와주기 급급하고.. 심지어 손수 만든 도시락을 타카하시에게 전해달라고 사토미에게 건네주며, 사토미 네가 만들었다고 애기하라고 까지 애기하는 캐릭터는 본 적이 없다.
- 사실 키사라기는 꽤 오래전에 부모님을 잃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 그를 반겨주는 건 "하루 짱, 어서 와." 만 반복하는 로봇 강아지, 킨피라 뿐. 킨피라가 꽤 자주 나오는데, 그 공허한 "어서와"를 계속 듣고있으면 어쩐지 키사라기가 혼자라는 쓸쓸함이 배가 되는 것같다. 아무튼 부모님이 돌아가신 충격이 꽤 큰 상처로 자리잡았는지, 이후로도 상처받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혼자 참는 습관이 생겨버린 것 같다. 형제도 없고, 정말 혼자니까.. 이런 모습이 참 안쓰럽고 좋았다.
- 관계가 점점 발전돼서, 둘은 이어지는 듯 보였지만 둘은 서로의 마음을 오해하곤 결국 멀어지게 된다. 사토미는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게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지고있던 로봇 와사비 2호(...)를 키사라기에게 생일 선물로 주고 떠날 준비를 한다. 사실 와사비 2호에는 키사라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토미의 목소리가 녹음돼있었는데, 키사라기는 그걸 못 듣고 "아, 선물 고마워.." 정도의 말만 남겨서 사토미는 마음을 완전히 정리해버린다. 이런 상황처럼 정말 이어질 법 하면서도 여러 사건들 덕에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생일날 둘이 선약을 해두고 우는 타카하시를 사토미가 위로하러 간다던가, 답답해하던 에노모토가 키사라기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던가. 상황들은 꽤 전형적인데 어색하지않게 잘 풀어낸 것 같다.
- 와탈인가. 프리토크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에노모토는 사실 하루미즈에게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만 느낀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거의 미연시 게임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서브 남캐 수준이었다. 뭐만 하려고 하면 도와주고, 키사라기가 사토미의 행동에 상처받으면 위로해주고, 조언해주고, 사토미한테까지 가서 한마디 해주고. 이건 완전 트루럽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둘이 사귀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 프리토크는 키양의 하드캐리였다. 프리토크 듣고 키양한테 약간 반할 뻔. 하는 말마다 빵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전 여친 얘기 나왔을 때가 킬링포인트. 작품 자체는 답답하고 삽질하는 내용을 안 좋아하는 사람에겐 추천할 수 없겠지만, 프리토크는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든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 타카하시 라는 캐릭터는, 와탈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너만 없었으면 모두가 행복했을 텐데!" 정도가 되겠다. 8년된 남친이랑 잘 안 돼서 우울해하는 장면이 꽤 나오는데, 그에 반해 성격은 좀 직구를 날리는 편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 오랜만에 들은 "있을 법한 이야기" 인 것 같다. 좋은 작가님을 한 분 만난 것 같기도 하고. 평소에 듣는 목소리만 듣는 이상한 철학같은 게 있어서 그런지, 요즘 드라마 씨디를 듣는데 있어서 파이가 너무 작다고 느껴졌다. 요즘은 듣는 목소리의 범위를 좀 넓히고 있는데, 와탈이 그중 하나. 왜 여태까지 안 찾아들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연기가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거의 다 들어서 범위의 한계를 또 느끼고 있지만...
- 요즘 와탈 x 노지니 가 너무 좋다. 첫 작품은 역시 콜드 시리즈. 특히 와탈이 미친놈 역할이면 시너지가 배가 되는것 같다. 너모너모너모 조은커플. 콜드 시리즈를 다시 듣고 와탈에 취해서 찾아본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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