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카운셀러로서 모교를 방문한 후시미 슈에이는 자신이 게이임을 고민하는 학생과 상담하는 도중에 그에게 덮쳐진다. 그 때, 그를 구한건 이전 그의 담임선생님으로 지금은 학원의 이사장이 된 토노모리 레이였다. 그에게 보호받으면서도, 학생이 먹인 약 때문에 달아오르는 몸을 필사적으로 감추는 후시미는 토노모리에게 쭉 숨겨왔던 마음이 있었는데...
■ 배역
外ノ杜零 (토노모리 레이) : 堀内賢雄 (호리우치 켄유)
伏見柊永 (후시미 슈에이) : 平川大輔 (히라카와 다이스케)
- 남자고교생, 처음의. 요즘 인기 많은 시리즈인건 알고 있었는데, 초반은 거의 와카테 위주로 기용해서 익숙한 목소리가 없었기 때문에 듣는걸 미루고 있었다. 에피소드 0에서 드디어 고인물 성우들이 나와서 듣기 시작한 작품.
- 일반적인 드라마 씨디와는 다르게, 오로지 두 명의 목소리만 나오고 배경에 깔리는 음악같은건 1도 없다. 처음엔 음향감독이 손을 놨나, 싶었는데 쭉 들으니까 배경음이 없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구나 싶었다. 구성으로 따지면 오히려 시츄에이션 씨디에 가까운 작품. 방 한 구석에서 둘을 관음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후반부에 '그들의 사랑의 행방을 그저 지켜보는 작품' 이라고 나레이션이 흘러나와서 이런.. 몰래 훔쳐보는 감각이 느껴지도록 설계한게 맞다고 생각했다.
- 야한 씬 오래 듣고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작품. 스토리도 어느정도 구성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기대하고 들을 정도는 아니다.
- 먹은 약이 뭔지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좀 웃겼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트 레이프 드러그.. 라는게 있어서 환각제도 되고 미약도 되고..' 설명하는게 소리만으로 이루어지는 드라마씨디의 한계로 느껴지기도 했고,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아쉽기도 했다.
- 60분 가까이 되는데, 40분은 씬이었고 20분은 스토리 설명이었다. 씬은.. 크게 기억나는게 없다. 그냥 이것저것 할거 다한다. 보통 씬이 20분정도만 되도 좀 길다고 느껴지는데, 여기서는 되게.. 여러가지를 해서 그런가 나름 단계를 넘어가는데에 있어서 부드럽게 잘 넘겼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40분에 달하는 만큼 얘네 너무 말이 많다고도 느꼈다. 음.. 역시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짧으면 아쉽고, 길면 너무 루즈해진다.
- 후시미가 학생, 토노모리가 선생이었던 때의 과거 회상이 나온다. 결혼한다던 토노모리의 말에 충격을 받은 후시미. 그제서야 토노모리가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걸 깨닫는다. 여기서 '남자고교생, 처음의' 라는 제목에 맞는 주제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근데 아무래도 초반 씬이 길고 스토리에 대한 설명이 후반에 나오다보니 씬이 중심이고 이야기는 뒤따라오는 것 정도로 꾸며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을 중시하는 나로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던 구성.
- 히라링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ㅋㅋㅋ) 너모 격하게 울었다. 히라링 오른쪽을 찾아듣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열심히 하는게 느껴져서 좋다. 호리켄 목소리는 여전히 좋았다.
- 효과음이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 이런 류의 씨디는 많이 들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런게 요즘 트렌드인건가. 할미는 최신 유행을 따라가기 힘들다...
은퇴한 쿠미가 사장으로 근무하는 게이 비디오 제작회사 [럭키홀]. 남자 배우 면접에 온 사람은 정리해고 당한지 얼마안된 신입사원. 세상 물정 모르는 카타기리였다. 아무래도 평범한 AV회사라고 생각한 듯 한데..
- 카타기리에게 예시가 될 만한 비디오를 건네는 쿠미. 사실 그 비디오는 은퇴하기 전의 쿠미가 나오는 영상이었다. 놀라는 카타기리를 뒤로하고 비디오를 끄는 쿠미가 원망스러웠다. 여기 아에기가 진짜 최고였음... 첫 번째로 들은 믹신의 씬여서 그런지 짧았지만 꽤 충격적이었고, 되게 좋다고 느껴서 더 충격적이었다. 새로운 문을 연 느낌.. 그 비디오를 60분동안 듣고 싶어...
- 와탈 진짜 체고 귀여웠다. 와탈 우케는 거의 처음이었는데 더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굳이 따지자면 세메 목소리를 선호하지만, 작품을 더 많이 들어보면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순간적으로 살짝 뒤집어지는 목소리에 치였다. 와탈이 이런 목소리를 이렇게 잘 냈구나...!
- 믹신은 정말 배역에 한계가 없는 것 같다. 그저 빛..
■ 약속은 한번뿐 ( 사쿠마 x 류 )
조직의 후계자, 류는 첫사랑인 사쿠마에게 한 번이라도 좋으니 안아달라고 말하는데...
- 분명 사쿠마와 류의 얘긴데, 중간에 낀 쿠미가 더 눈에 들어왔다. 카와이코쨩, 이라고 말하는데 진짜 너모 좋았다. 그냥 믹신이 좋은걸지두... 캐릭터가 좋은건지 성우가 좋은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류를 떼어내기 위해 옆에 있던 쿠미를 애인이라고 소개하는데, 달링이라고 말하며 능글맞게 받아치는 쿠미의 모습이 좋았다.
- 야쿠자의 세계에서 발도 못 빼지만, 조직도 물려받을 수 없다. 그럼 대체 네가 할 수 있는건 뭐냐. 라고 팩폭하는 사쿠마. 상처받고 훌쩍거리는 류는 귀여웠다...
- 한 번 자줄테니, 집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와 잘 얘기해보라는 사쿠마. 거의 뭐 보호자 수준... 아무튼 이렇게 씬이 시작되는데, 처음의 펠라씬이 좋았다. 사쿠마가 류에게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경험치의 차이를 잘 드러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만나자마자 한 번만 자달라고 했으면서, 이런 갭모에가 있을줄은..
- 탓층의 우케는 찾아들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번 씬은 충분히 다시 들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씬에 SM적 요소가 약간 가미돼서 그런지, 개인적 취향의 바운더리에 충분히 들어올만한 트랙이었다. 마지막에 질질 끌지 않고 쿨하게 떠나는 류 덕분에 깔끔하게 끝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부분.
■ 하트에 불을 붙여줘 ( 사쿠마 + 레니 x 사이키 )
럭키홀의 직원, 사이키는 쿠미의 현역시절 DVD를 보고 "나의 천사(신부)" 라고 느끼며 비밀스럽게 그를 반찬(...)으로 쓰는 쿠미 오타쿠이다. 그 사실을 알고있는 오타쿠 친구이자 혼혈 관서인(???) 게이 비디오 배우 레니는 갑작스러운 상대 배우의 부재에 쿠미와 레니, 사이키의 3P 촬영을 제안하는데...
- 사이키가 쿠미를 반찬으로 쓰는 장면이 나와서 씬이 시작했을 때는 당연히 사이키가 위로 올라가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형이 거기서 왜 박혀??? 뭔가 예상치못한 포지션이어서 놀랐는데, 들어보니 괜찮았다. 사실 되게 좋았다... 분명 오노유도 내 안의 세메였는데.. 이 작품이 내 안의 기준을 와장창 깨부셔놨다.. 사람들이 오노유 제발 우케 좀 해달라고 말하는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세메도 원래 좋았지만, 앞으로는 우케 작품을 더 시도해보고 싶기두...
- 오노유의 연기에 조금 조급함이 느껴졌다. 여유롭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연기력 자체는 괜찮았는데 대사를 주고받는 타이밍이 조금씩 빠르다고 느꼈다. 5년 전 작품이니 뭐... 흠훔...
■ 볕이 잘 들지 않는 방 ( 사쿠마 x 쿠미 x 사쿠마)
- 진짜 얘네 돌아가면서 박고 박히는구나 싶었다. (ㅋㅋㅋ) 고수위 드씨 찾으면 이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아무튼 이 씨디처럼 기존 커플링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리버스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커플링에서의 위치가 힘의 상하관계를 나타내지 않듯, 관계에서의 동등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더 많이 보고싶다.
- 초반은 트랙의 반 정도가 씬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래서 카라미를 위해 만들어진 씨디, 정도의 작품에 그칠 뻔 했는데 후반에 드러나는 쿠미와 사쿠마의 과거 이야기가 이 씨디를 수작으로 만든 것 같다. 물론 여기에도 여러 복잡한 커플링이 드러나긴 하지만... 사쿠마와 쿠미가 서로를 생각하는 그 무게가 어색하지 않게 잘 느껴졌고, 이 무거운 분위기와 초반의 가벼운 분위기가 대조적이면서도 씨디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고 느꼈다.
- 오랜만에 잘 만들어졌다고 느낀 작품.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듯한 거침없는 리버스 덕분에 매너리즘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타카히사 토오루. 자신을 친구라고 소개한 연상의 남자 후지시마 케이시와 함께 지내게 된다. 후지시마는 극단적으로 과묵한데다 토오루의 과거를 전혀 알려주지 않아, 토오루는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는 듯한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후지시마와 지내며, 그의 서투른 상냥함을 깨닫게 되고...
■ 배역
高久透 (타카히사 토오루) : 羽多野渉 (하타노 와타루)
藤島啓志 (후지시마 케이시) : 野島裕史 (노지마 히로후미)
楠田正彦 (쿠스다 마사히코) : 杉山大 (스기야마 오오키)
石井 (이시이) : 利根健太朗 (토네 켄타로)
- 이렇게 내용을 제대로 담지 않은 줄거리 요약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번역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의 소개. 줄거리만 보면 평범한 커플의 평범하게 행복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 줄 알겠어..
-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작품. 명작 blcd를 얘기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이다. 담당 성우조차 숙면을 취하고 체력이 있을 때, 건강할 때 들어달라고 말하는 CD..
- 이야기 시작부터 교통사고를 당한 토오루. 기억을 잃은 그의 앞에 나타난 후지시마는 자신을 그의 친구라고 소개한다. 후지시마에 대한 기억이 없는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왜 자신에게 사진 잡지를 사주거나 비싼 카메라를 사주는 지, 사진 전문학교를 추천하는 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토오루는 안 그래도 서먹한 관계가 더욱 어색해질까봐 이유를 묻기 꺼려한다.
-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 후지시마가 답답해 직접 자신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을 찾으러 갈 거라는 토오루. 후지시마는 과거를 물어보러 다니는 건 쓸모없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평소의 온화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토오루를 몰아세우는 듯한 후지시마의 말은 토오루의 기억이 돌아오는 걸 두려워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언쟁이 오가고,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는 후지시마의 태도에 답답해하는 토오루. 하지만 지금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후지시마 단 한 명 밖에 없다고 말하는 토오루는 안쓰러웠다. 기억을 잃은 채 오로지 한 사람만을 의지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런 언쟁은 토오루에게 적절한 절망감을 주기 딱 좋은 것 같다.
- 과거의 지인들을 찾기 시작한 토오루. 자신이 이전에 살았던 집의 이웃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 얘기가 무르익을 무렵, 담배를 꺼내는 이웃 여자. 기억을 잃기 전엔 헤비 스모커였으면서, 상대가 내뿜은 담배 연기에 기침하는 토오루는 귀여웠다. 진짜 기억을 잃으면 이럴 수 있는건가? 픽션이라서 나올 수 있는 연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귀여웠다. 암튼 귀여웠다. 또, 자신의 기억은 생후 4개월이라며 쿠스다에게 투정부리는 토오루도 귀여웠다. 기억을 잃은 후의 토오루는 그냥.. 마냥 귀엽다.
- 의문의 여자에게 칼로 찔린 후지시마. 하지만 아무 대응도 하지 말아달라는 후지시마의 태도에 토오루는 화가 난다. "경찰에 신고해서 그 여자, 제대로 처벌받게 만들자." 라고 말하는 토오루.. 그렇게하면 네가 X돼... 내용을 전부 알고 들으니, 토오루의 행동이 참.. 씁쓸하게 느껴졌다.
- 진실을 알게 된 토오루는 충격에 빠지고, 병원을 나가는 여자에게 달려가 죄송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처절하게 울고 빈다. 들으면서 가장 맴찢한 부분. 예전 기억의 어긋났던 조각들이 맞춰지면서 의문들은 해결됐지만,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짐을 예고도 없이 한꺼번에 짊어지게 된 상황의 처참함이 잘 느껴졌다.
- 기억을 잃은 후의 토오루는 평소에 꽤나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편이다. 근데 가끔 후지시마가 입 닫고 있을 때 답답해하며 화내는 모습을 보면 예전의 성격이 조금 겹쳐보이기도 한다. 톤이 낮아진다거나, 평소보다 거친 말을 쓴다거나, 울컥해서 소리를 내지른다거나.. 사실 이렇게 화내는 건 원래 성격의 반의 반의 반도 못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안에 확실히 원래의 토오루가 있구나- 하고 느껴진다.
- 쓰면서 느꼈는데, 리뷰 내용에 사랑 얘기는 1도 없는 것 같다. 나름 보이즈 '러브' 작품인데... 중간중간에 가벼운 씬이 몇 개 있었지만, 그 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이렇게 혼파망인데 사랑할 시간이 어딨어.. 억지로 넣은 씬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 캐스팅이 정말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 토오루의 기억을 잃기 전과 후 성격 차이가 큰 만큼 말투는 물론 톤이나 목소리에 변화폭이 있어야한다고 느꼈는데, 그걸 이 정도로 잘 표현할 수 있는건 와탈밖에 없다고 느꼈다. 노지니도 마찬가지. 일단 목소리가 너무 찰떡이어서 살짝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도 목소리로 커버가 가능했다.
- 예쁜 사람들의 예쁜 연애는 좋아하지 않는 작가님답게, 이번 시리즈도 인물들의 인생이 혼파망이었다. '아름다운 것' 시리즈를 읽으면서 느낀 좌절과는 다른 종류의 좌절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둘 다 멘탈을 흔드는 내용이라는 점에선 다를게 없지만.
- 이야기의 흐름이 정말 좋았던 작품. 소설 원작인 만큼 배경이 탄탄하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진실을 하나 둘 알아가다가 마지막에 큰 폭탄을 하나 펑, 내려놓고 가는 느낌. 작가님이 '어떻게 하면 얘네 멘탈을 제대로 부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한 결과가 이 작품으로 나온 것 같다. 큰 거 하나 터트리고 '난 간다 ㅂㅂ'라며 떠난 작가님..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가능한 한 가장 잔인한 방향으로, 벼랑 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느꼈다.
- 마지막 시리즈 프리토크에서도 말하지만 늦게 시작해도 좋으니까, 감정이 제대로 만들어진 후에 연기를 시작해달라던 디렉팅의 역할도 컸던 것 같다. 역시 갓작은 감독님의 역량부터 차이가 느껴진다. 연기도 잘했고 편집도 조화롭게 잘 됐다고 느꼈다.크으... 띵작뽕에 취한다!
아키하바라에서 일하는 직장인 하세가와(오타쿠 아님)는 불량배에게 걸린 아키바(오타쿠)를 도와준 후 부터, 어째선지 여러 사건에 항상 휩쓸리게 된다. 오타쿠는 질색인데, 정신차려보면 아키바와 친해져있고, 무방비한 귀여운 미소에 두근두근거리다니, 대체 어떻게 된거야 ! 아키하바라에서 보내는 엉망진창 오타쿠 러브코미디!
■배역
長谷川悠貴 (하세가와 유우키) : 小野友樹 (오노 유우키)
秋庭歩 (아키바 아유무) : 花江夏樹 (하나에 나츠키)
秋庭悟 (아키바 사토루) : 浜田賢二 (하마다 켄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원작을 읽기 전에 드라마 씨디 먼저 들었는데, 만족스러웠다. 가볍게 듣기 좋은 이야기인데, 예상보다 더 괜찮아서 몇 번이고 들을 수 있겠다고 느낀 작품. 음향도 적절했고, 주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 불량배에게 걸려 곤란해하는 아키바를 구해준 하세가와. 너덜너덜해진 채로 쓰러져버린 하세가와의 상처를 치료해주기 위해 아키바는 하세가와를 집으로 데려간다. 몇 시간이 지났을 무렵, 만화나 피규어가 가득한 방에서 깨어난 하세가와는 방 밖에서 아키바와 한 남자가 야릇한 자세로 누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게되는데...
- 사실 남자는 아키바의 동생이었고, 부남자였다. 만화에 참고할 자세의 자료를 얻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 부남자 소재는 '부남자 군의 허니데이즈' 라는 작품에서도 접했었는데.. 좀 충격적이었다. 애초에 4P라 수위도 엄청 높았는데, 거기에 오버스러운 부남자의 망상까지 더해져서 더 야해졌다. 너무 소비적으로만 쓰인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이 작품에서는 서브캐릭터지만 나름 소소한 해프닝을 만드는데에 제대로 일조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뭐, 각자 지향했던 목표가 달랐던 거겠지만.. 참고로, '부남자 군의 허니데이즈' 에서는 우케끼리 키스하는게 제일 좋았다. 그것 말고는.. 그냥 4P에 야한 씬을 많이 듣고싶을 때 들을만한 작품. 스토리를 기대하면 안된다.
- 1CD로 딱 적당했던 내용. 아키바가 연인이 있다고 오해하기도 하고, 여장 메이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사토루의 BL만화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귀여운 에피소드가 모아져있는 만큼 가볍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따로 적을만한 내용이 없긴 하지만..
- 감기에 걸린 하세가와. 약간 낮아진 톤과 지친듯한 목소리가 좋았다. 안정의 오노유.. 믿고 듣는 성우 중 하나.
- BL 드라마 씨디 처음 했다고 말한 낫쨩. 목소리가 불안하고 귀여웠다. 허둥대는 캐릭터에는 잘 맞은 것 같다. 가끔씩 미묘한 부분이 있었는데 넘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씬도 처음이었다고 했는데, 처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꽤 부드럽게 진행됐다. 내 취향의 경계선을 넘지 않는 아에기였다. 씬 자체는 만족스러웠는데, 두 번째 씬에서 둘을 지켜보는 카즈냥이 끼어드는 게 방해됐다.
- 프리토크에서 얘기한 '아이'가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 물론 작품이랑 연관된 이야기를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미지가 다운됐다고 말하는 사람들한테는 뭐.. 할 말이 없다. 다시 한번 프리토크도 작품의 한 부분이라고 느꼈다.
잘생겼지만 너무 사람이 좋은 키사라기 하루미즈는 부하인 사토미 코이치에게 비밀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포기하고 있던 카츠라기였지만, 공교롭게도 사토미는 게이였고, 그가 짝사랑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술자리에 어울린 후 사토미를 바래다준 키사라기는, 분위기에 휩쓸려 그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안절부절 사과하는 사토미에게, 키사라기는 상처받은 마음을 억지로 숨기며 사토미의 짝사랑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는데...
■ 배역
如月春水 (키사라기 하루미즈) : 野島裕史 (노지마 히로후미)
里見幸一 (사토미 코이치) : 羽多野 渉 (하타노 와타루)
榎本 典 (에노모토 텐) : 谷山紀章 (타니야마 키쇼)
高橋比呂 (타카하시 히로) : 水島大宙 (미즈시마 타카히로)
- 제목의 어감이 좋다. 치루치루, 미치루.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제목이랑 내용에 어떤 관련이 있는건지 의문이 드는 작품이 많은 것 같다.
- 평범한 회사원 키사라기는 같은 부서의 사토미를 좋아한다. 사토미는 게이가 아닐거라는 생각에 반쯤 포기하고 있던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사실 사토미가 동료인 타카하시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키사라기는 사토미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신경쓰면서도 사토미의 사랑을 도와주려 한다.(?)
- 처음부터 메인 커플 두 명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있지 않은 작품은 이게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타카하시를 좋아했다며 수줍어하는 사토미의 모습은 귀여워서 넘길 수 있었지만, 이 둘이 잘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키사라기의 행동은 의문스러웠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니, 내 사랑은 포기하고 애 사랑이나 도와주자! 라는 보살같은 마음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꽤 냉소적으로 애기한 것 같은데, 이런 답답한 모습이 좋았다는 애기다.ㅎㅎ 너무 답답하고, 자기 마음은 안 챙기고, 남 도와주기 급급하고.. 심지어 손수 만든 도시락을 타카하시에게 전해달라고 사토미에게 건네주며, 사토미 네가 만들었다고 애기하라고 까지 애기하는 캐릭터는 본 적이 없다.
- 사실 키사라기는 꽤 오래전에 부모님을 잃었다. 집으로 돌아갈 때 그를 반겨주는 건 "하루 짱, 어서 와." 만 반복하는 로봇 강아지, 킨피라 뿐. 킨피라가 꽤 자주 나오는데, 그 공허한 "어서와"를 계속 듣고있으면 어쩐지 키사라기가 혼자라는 쓸쓸함이 배가 되는 것같다. 아무튼 부모님이 돌아가신 충격이 꽤 큰 상처로 자리잡았는지, 이후로도 상처받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혼자 참는 습관이 생겨버린 것 같다. 형제도 없고, 정말 혼자니까.. 이런 모습이 참 안쓰럽고 좋았다.
- 관계가 점점 발전돼서, 둘은 이어지는 듯 보였지만 둘은 서로의 마음을 오해하곤 결국 멀어지게 된다. 사토미는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게되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지고있던 로봇 와사비 2호(...)를 키사라기에게 생일 선물로 주고 떠날 준비를 한다. 사실 와사비 2호에는 키사라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토미의 목소리가 녹음돼있었는데, 키사라기는 그걸 못 듣고 "아, 선물 고마워.." 정도의 말만 남겨서 사토미는 마음을 완전히 정리해버린다. 이런 상황처럼 정말 이어질 법 하면서도 여러 사건들 덕에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생일날 둘이 선약을 해두고 우는 타카하시를 사토미가 위로하러 간다던가, 답답해하던 에노모토가 키사라기에게 새로운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던가. 상황들은 꽤 전형적인데 어색하지않게 잘 풀어낸 것 같다.
- 와탈인가. 프리토크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에노모토는 사실 하루미즈에게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만 느낀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거의 미연시 게임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서브 남캐 수준이었다. 뭐만 하려고 하면 도와주고, 키사라기가 사토미의 행동에 상처받으면 위로해주고, 조언해주고, 사토미한테까지 가서 한마디 해주고. 이건 완전 트루럽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둘이 사귀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 프리토크는 키양의 하드캐리였다. 프리토크 듣고 키양한테 약간 반할 뻔. 하는 말마다 빵빵 터져서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전 여친 얘기 나왔을 때가 킬링포인트. 작품 자체는 답답하고 삽질하는 내용을 안 좋아하는 사람에겐 추천할 수 없겠지만, 프리토크는 취향에 상관없이 누구든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 타카하시 라는 캐릭터는, 와탈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너만 없었으면 모두가 행복했을 텐데!" 정도가 되겠다. 8년된 남친이랑 잘 안 돼서 우울해하는 장면이 꽤 나오는데, 그에 반해 성격은 좀 직구를 날리는 편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 오랜만에 들은 "있을 법한 이야기" 인 것 같다. 좋은 작가님을 한 분 만난 것 같기도 하고. 평소에 듣는 목소리만 듣는 이상한 철학같은 게 있어서 그런지, 요즘 드라마 씨디를 듣는데 있어서 파이가 너무 작다고 느껴졌다. 요즘은 듣는 목소리의 범위를 좀 넓히고 있는데, 와탈이 그중 하나. 왜 여태까지 안 찾아들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연기가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거의 다 들어서 범위의 한계를 또 느끼고 있지만...
- 요즘 와탈 x 노지니 가 너무 좋다. 첫 작품은 역시 콜드 시리즈. 특히 와탈이 미친놈 역할이면 시너지가 배가 되는것 같다. 너모너모너모 조은커플. 콜드 시리즈를 다시 듣고 와탈에 취해서 찾아본 것들 중에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인 것 같다.
마츠오카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우정인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느낀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와의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능력있는 마츠오카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둘이서 보내는 시간에 편안함을 느끼는 히로스에. 그 때, 회사의 인사이동이 둘의 관계를 크게 변화시키는데...
■배역
寛末基文 (히로스에 모토후미) : 杉田智和 (스기타 토모카즈)
松岡洋介 (마츠오카 요스케) : 鈴木達央 (스즈키 타츠히사)
福田 (후쿠다) : 岸尾だいすけ (키시오 다이스케)
葉山玲子 (하야마 레이코) : 早水リサ (하야미즈 리사)
- 원래 두 작품으로 끝나는 시리즈인 만큼 글 하나로 모으려고 했는데, 히로스에의 행동들을 하나하나 곱씹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이번 씨디는 히로스에가 마츠오카에게 결정을 내릴 시간을 달라고 말하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 후속작에서도 히로스에의 답답함은 계속된다. 좀더 마츠오카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둘은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온천 여행까지 가는 사이가 됐다. 히로스에의 독백에서 그는 마츠오카를 좋은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계속 단정짓는다. 그런데도 마츠오카와 있을때의 편안함에 더욱 기대고 싶은건지, 그 대답을 마츠오카에게 말하지 않은 채로 계속 만나고, 밥먹고,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단 둘이 가는 온천 여행을 거절하지도 않는다. 이런 느슨한 히로스에의 생각, 대답을 미룬다는 선택을 한 히로스에의 행동은 사실 마츠오카에게 있어서 가장 달콤하면서도 잔인한 선택인 것 같다.
- 히로스에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후 히로스에는 결국 마츠오카에게 거절의 뜻을 내비치게 되고, 마츠오카는 그에게 다신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고향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우게 된 히로스에. 고향으로 내려오기 전 마츠오카에게 할 말 못할 말 다 쏟아내놓고선, 고향으로 내려오니 마츠오카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고, 심지어 먼저 메일을 보내기도 하며, 마츠오카가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기 싫다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얘 대체 왜이래? 이젠 이 사람이 어떻게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녔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그냥 나쁜 놈인듯.
- 하야마의 결혼식에서 재회한 둘.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의 차가운 태도에 실망한다. 자신이 묵고있는 호텔로 와달라고 겨우겨우 부탁한 히로스에. 하지만 다음 날 술 때문에 자신의 방에 왜 마츠오카가 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마츠오카와 자신이 육체적인 관게를 맺을 수만 있다면 이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는 마츠오카에게 잘 수만 있으면 되는거냐고 묻는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222. 말을 너무 함부로 하고 생각이 줏대없이 너무 자주 바뀐다. 이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 마츠오카가 가여웠다.
- "좋아한다고 생각해. 아니, 이러면 안 되지... 좋아해..."
겨우겨우 말한 이 대사는 히로스에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아마 이 때까지도 히로스에는 본인이 마츠오카를 연인으로서의 감정으로 좋아한다고 확신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마츠오카를 좋아한다는 마음만은 진심이라는 것을 전하기 위해 좋아한다고, 확실히 말하게 된 것 아닐까. 마츠오카가 히로스에를 진짜 잊으려 마음먹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울먹이면서 말하는 히로스에는 조금 귀여웠다. 마츠오카가 계속 자신을 좋아해줬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여태까지 했던 답답한 행동들을 조금은 용서할 수 있었다. 아주 조금.
- 가까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서로 불안해하는 만큼 씬이 진짜 눈물난다. 히로스에가 실망하는 모습에 상처받기 싫어서 소극적으로 변한 마츠오카는 정말 안쓰러웠고, 술에 취해 마츠오카를 안았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던 히로스에는 진짜 쓰레기였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333. 이제 좀 마음이 맞아서 잘 되나 싶더니, 자신이 요코의 이름을 부르면서 억지로 했던 일을 기억못했던 히로스에 덕에 다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에 사과하러 마츠오카의 집을 찾아간건 관계를 갖기 전에 마츠오카에게 퉁명스럽게 행동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 히로스에의 인상은 한 마디로 찌질하다. 착하다고 불리는 건 사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때문으로, 일에 잘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고 때때로, 아니 자주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히로스에의 이기적인 모습은 밤새도록 그 예를 들 수 있을 정도다. 그 한심하고 볼품없고, 때로는 다정하고 냉정한 목소리가 스기타에게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웃음소리만 좀 자연스러웠다면 더 좋았을 텐데.
- 탓층이 잘 몰입했다는게 잘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전작의 가장 마지막 트랙에서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이 히로스에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는데.. 이 대사를 프리토크에서 언급하면서 그거 들으면 진짜 눈물난다고, 얘네들 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근데 이 엔딩이 해피엔딩.. 인건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ㅋㅋㅋ '히로스에따위 버리고 다른 사람 만나!' 같은 리뷰가 꽤 많이 보인다. 마츠오카가 마음고생 심하게 한 만큼, 듣는 사람들도 같이 마음고생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번 듣기는 힘든 작품. 그래도 흔히 볼 수 없는, 잘 만들어졌다고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츠오카 요스케는 일주일에 한번 예쁘게 여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 어느 날, 여장을 한 모습으로 헌팅을 당한 마츠오카. 상대에게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들키고 다급히 도망친다. 신발도 없이 비오는 길을 걷던 그를 도와준 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히로스에 모토후미. 자신이 여자라고 오해받은 채로 히로스에와의 만남을 이어가며, 마츠오카의 마음은 달라져가는데....
■배역
寛末基文 (히로스에 모토후미) : 杉田智和 (스기타 토모카즈)
松岡洋介 (마츠오카 요스케) : 鈴木達央 (스즈키 타츠히사)
福田 (후쿠다) : 岸尾だいすけ (키시오 다이스케)
葉山玲子 (하야마 레이코) : 早水リサ (하야미즈 리사)
-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쓰레기공(?)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사람은 착하니까 쓰레기보단 똥차라고 부르자. 아니, 애초에 히로스에는 착한 사람인가..? 아무튼, 히로스에의 상냥함에 반한 마츠오카와 요코가 아닌, 여자가 아닌 마츠오카를 받아들일 수 없는 히로스에의 이야기로, 히로스에가 가진 애매하고 제한적인 상냥함은 작품 안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 비오는 날 히로스에는 비에 젖은 채 맨발로 걷고있는 마츠오카를 발견하고 그를 도와준다. 자신이 신고있던 구두를 주고, 택시를 불러 집까지 보내준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그의 상냥함에 점점 빠지게 되고, 이 이상 여장을 하고 밖에 나가는 건 위험하다는 것을 자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코'인 채 히로스에와의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 목소리를 내면 남자라는 것을 들키기 때문에,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은 말을 할 수 없는 여성의 모습인 자신을 '요코'라고 소개한다. 그녀는 어느새 히로스에게 매일 모닝콜을 받을 정도로 그와의 관계를 진전시켜나간다. 처음에 이 부분을 들었을 땐, 다정한 히로스에의 목소리와 기뻐하는 마츠오카의 모습에 마냥 행복했었는데. 여러번 들으니 뒤에 이어질 스토리가 먼저 떠오르면서 좀 씁쓸해졌다. 마지막이라고 다짐하면서도 계속 만나는 것, 문자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고 메일 주소를 알려준 것, 모닝콜을 매일 들으면서도 그만두려 하지 않았던 것 등등. 마츠오카가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며, 보려하지 않았던 것들이 쌓여가면서 언젠가는 터질 문제의 영향과 후에 히로스에가 받을 충격의 크기가 더욱 커진 것 같다.
- 앞서 말했듯이, 히로스에가 너무 똥차다. 답답해도 이렇게 답답할 수가 없다. 마츠오카는 자신이 사실 여자가 아니라고 말했을 때 히로스에의 태도가 달라질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말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 마츠오카는 히로스에에게 자신이 여태까지 숨기고 있던 사실이 있다는 메일을 보낸다. 히로스에는 이를 보고 답장을 하는데...
"저는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분명 싫어지지 않을거에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비밀을 안고 있든, 그것이 설령 해서는 안되는 일 일지라도. 저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당신은 아름답고 강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저는 겉모습보다도 마음에 끌렸어요. 올바르고 강하고 상냥한 그 마음에요. 저는 요코 씨가 할머니가 되어도, 어린 아이가 되어도, 어떤 모습이 되어도 꼭 당신을 찾아내서 사랑하게 될거에요."
않이.. 어떤 모습이든 된다며... 저렇게까지 말해놓고 막상 마츠오카를 만나니,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혼자 호텔의 방으로 올라가버리곤 마츠오카에게 말도없이 가버린 히로스에의 행동이 참 마음에 안들었다. 본인에게는 충격적이었겠지만, 이후 마츠오카와의 약속을 일부러 늦는다던가, 마츠오카의 권유를 대놓고 거절하는 등의 태도가 정말 별로였다. 그렇게 싫으면 만나지를 말던가! 굳이 만나서 하나하나 마츠오카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할 때마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고, 언젠간 이해해 줄 거라며 무리해서 웃는 마츠오카의 필사적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 여전히 둘 사이의 분위기는 냉각된 채, 술에 꽤 취해버린 히로스에. 마츠오카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남자여서 안된다고 중얼거리는 히로스에에게 마츠오카는 정말 안되는지 시험삼아 해보지 않겠냐고 말한다. 술에 취한 탓인지, 피가 난다는 마츠오카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히로스에는 마츠오카를 요코라고 부르며 억지로 관계를 맺는다. 쓰레기의 정점을 찍은 부분. 억지로 한 관계에, 다음 날엔 몸살까지 걸린 마츠오카에게 히로스에가 찾아온다. 다행히 어느정도 기억은 하고 있었는지, 히로스에는 마츠오카에게 사과하고 마츠오카도 이제 그만두자며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 차라리 이렇게 정리가 돼서 영영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 마츠오카가 너무 착하다. 히로스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잘 견디지 못한다. 좌천된 걸 알았으면 요코는 남자라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을거라고도 말하고. 히로스에가 자신에게 심하게 대해도 꼭 이해해줄거라고 믿으며 다시 웃는다. 최고로 마음 아픈 부분.. 화나고 상처받는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버티고 히로스에 앞에서 웃으려는 마츠오카의 모습이 제일 안쓰러웠고, 그만큼 히로스에에게 진심으로 화가났다. 키스하고 부끄러워하거나, 선물받은 스트랩을 하루종일 쳐다보는 마츠오카가 너무 귀여웠던 만큼 화가 났다. 이렇게 귀여운 애한테...
- 문득, 왜 실재하지도 않는 작품 안의 사람한테 화내고 있지,라고 생각하게 됨과 동시에 이렇게 생생한 감정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는게 흔치 않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됐다. 요즘의 양산형 작품들을 들으면, 연기가 별로고, 스토리가 이상하고, 음악도 이것저것 고쳤으면 좋겠고, 이런 식으로 작품의 부족한 부분들을 평가하게 되는데. 스토리가 탄탄하고 그 안의 구조와 사람들의 행동이 자연스럽게 납득되면 그 세계 안으로 몰입하게 되는 것같다. 설령 그 소재가 여장같은 마이너한 요소이더라도. 아, 이런 사람 주변에 한 명씩 있었지, 충분히 이런식으로 생각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음란한 욕망에 무릎을 꿇는 굴욕과 기쁨. 몰락하는 가문 · 세이칸지 가의 차남, 카즈타카는 그 미모와 방탕한 처신으로 추문(醜聞)을 흘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비서 동료인 후카자와와 만나, 그의 청렴하고 온화한 성격에 끌리게 된다. 하지만, 후카자와를 유혹한 카즈키를 기다리고 있던것은, 또 다른 얼굴을 가진 후카자와가 판 음란한 함정이었다. 쾌락을 찾는 몸에 피학의 기쁨을 가르치고, 감미로운 욕망에 사로잡히게 한다.
■ 배역
清澗寺和貴 (세이칸지 카즈타카) : 野島健児 (노지마 켄지)
深沢直巳 (후카자와 나오미) : 小西克幸 (코니시 카츠유키)
清澗寺冬貴 (세이칸지 후유키) : 神谷浩史 (카미야 히로시)
清澗寺道貴 (세이칸지 미치타카) : 福山潤 (후쿠야마 쥰)
清澗寺鞠子(세이칸지 마리코) : 増田ゆき (마스다 유키)
伏見義康 (후시미 요시야스) : 遊佐浩二 (유사 코지)
-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알 사람은 다 아는 작품이다. 마성의 세이칸지 가문.. 처음에 추천글을 봤을 때는 되게 야하니까 마음먹고 들으라는 코멘트가 있었는데, 맞는 말이었다. 그래도 시리즈가 7편이나 나와있는 만큼, 다양한 커플의 여러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 씬도 재미있다. 향수병(...)이라던가, NTR이라던가, 본디지라던가.. 다만 1900년대의 쇼와 시대 배경에, 귀족들의 싸움이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분위기는 약간 무겁다. 주인공들이 대부분 트라우마를 갖고있는 것도 한몫 한다.. 특히 미치타카를 제외한 아들 둘 커플의 인생이 눈물난다. 가볍게 듣기는 힘든 작품. 특히 시리즈 후반은 넋 놓고 있으면 내용을 못 따라가게 된다.
- 세이칸지 가의 차남 카즈타카는 어렸을 적 형 쿠니타카와 함께 우연히 아버지 후유키와 요시야스의 정사를 보게 된다. 말해선 안되는 비밀을 공유하게 된 둘. 그런 형에게 의지하던 카즈타카는 형이 국외로 도망간 이후 그의 자리를 대신하여 가문을 이끌게 된다.
- 아버지의 피를 가장 강하게 이은 건 자신이기 때문에, 카즈타카는 이 저주받은 가문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거라 생각한다. 누구보다 가문을 증오하는 카즈타카가 차기 당주가 되는 아이러닉함은 둘째 치고서라도, 시작부터 카즈타카의 인생이 가엾다. 책임져야하는 두 동생이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의지하던 형은 없고, 증오하던 가문을 실질적으로 이을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그런 가문의 피를 가장 짙게 이은 자신을 싫어하면서도, 그 운명에서 벗어나기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자신은 쾌락따위에 지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려 한다. 사실 여리면서, 꾸역꾸역 강한 척하는게 안쓰럽다. 시작부터 멘탈이 너덜너덜한 주인공은 처음일지도..
- 같은 비서로 일하고 있는 후카자와. 정직하고 성실해보이는 그의 성품을 재미없다고 느낀 카즈타카지만, 세이칸지 가문의 사람인 자신을 편견어린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그의 행동에 점점 끌리기 시작한다. 후카자와를 마음에 둔 카즈타카는 그를 자신의 여동생, 마리코와 결혼시켜 몰락해가는 세이칸지 가문과 함께 그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싶어한다.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술에 취한 척 하며 후카자와의 집에 머무르게 된 카즈타카. 후카자와에게 입으로 해주려는데, 당황하는 모습이 귀엽다. 계획대로 카즈타카는 순수해보이는 후카자와를 더럽히며, 이제 그는 자신이 주는 쾌락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 연극은 이제 질렸다며 안경을 벗는 후카자와. 사실 후카자와는 알파미 낭낭한 도S였고, 카즈타카의 생각도 다 알고 있었다. 넥타이로 가볍게 카즈타카의 손을 묶은 후카자와는 카즈타카의 쾌락을 천천히 이끌어낸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쾌락을 후카자와로부터 처음 느낀 카즈타카. 자신이 존경했던 형의 책상 위에서 관계를 맺을 때 느껴지는 그 배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 향수병을 넣은 채로 걸어오라 명령하는 후카자와의 도S적인 플레이도 좋았다.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서류 검토하고 있는게 킬링포인트.
- 후카자와와 한 번 키스하는 것으로 카즈타카를 그에게 넘겨준 후유키. 두 사람의 키스를 우연히 보게된 카즈타카는 후카자와가 자신을 위해 세이칸지 가에 들어온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오해하고 혼자 상처받는게 그렇게 예쁠 수 없다. 오해하고 삽질하는 상황은 정말 질릴정도로 흔한 요소중 하나인데. 내 취향이 너무 낡은 탓인지 볼 때 마다 꿀잼이다.
- 우는 연기에 노지켄이 진짜 특화돼있구나, 하고 느낀 작품. 여리여리 한데 어딘가 중심이 딱 잡혀있다. 이런 역할에 정말 잘 어울리는 목소리. 아에기도 딱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 않다. 과하지 않아서 씬인데도 나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
- 가야의 목소리가 좀 거슬렸다. 캐스트를 너무 돌려쓰는 것 같다. 모브가 나온다 싶으면 쥰쥰에 카밍, 톤을 좀 낮춘 정도. 모브 기자에 친구들까지. 써먹을 곳 다 써먹었다. 제일 심했던건 유사상 역할. 톤변화가 있긴 한데, 누가들어도 유사상 목소리였다. 이전 두명도 그랬지만.. '코야마'라는 예전에 미치타카와 한번 잤던 단역으로 나오는데, 미치타카와 대화를 한 숨에 길게 나눠서 성우 돌려쓰는 느낌이 좀 크게 다가왔다. 기자역할의 목소리는 대사 한 줄 말하고 끝나서 성우 돌려쓴다는 실망감이 그렇게 길게 이어지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 캐스트가 화려하고 등장인물도 많은 만큼 한계가 있었나보다.
행방불명인 어머니에 대한 정보의 일부를 얻게 된 오미는, 이후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밤마다 꿈에서 보게된다. 과거의 악몽에 떨며 잠에서 깨어, 옆에 있는 지에이의 존재에 안도의 숨을 내쉬는 오미는 어머니에 대한 일을 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한편, 지에이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오미에게 "지에이를 달라."고 말한다.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나는 오미, 하지만...?
■배역
小山 臣 (코야마 오미):神谷浩史 (카미야 히로시)
秀島慈英 (히데시마 지에이):三木眞一郎 (미키 신이치로)
三島慈彦 (미시마 시게히코):関 俊彦 (세키 토시히코)
上水流壱都 (카미즈루 히토츠):小林沙苗 (코바야시 사나에)
堺和宏 (사카이 카즈히로):大川 透 (오오카와 토오루)
アイン (아인):恒松あゆみ (츠네마츠 아유미)
- 지에이오미의 완결편. 발매된지 얼마 되지 않은 작품이어서 처음 스포주의를 붙여봤다. 이 시리즈는 정말 수도없이 반복해 들었다. 사실 마지막 편이었던 「우아한 진정」을 매번 들을 땐, 마지막 편임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아쉬운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 이번 편은 완결이라는 걸 알고 듣게 되니 뭔가 어색했다. 완결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너무 무겁다. 들으면 정말 끝나버릴것 같고, 안 끝났으면 좋겠다- 같은 어리디 어린 감정이 솟구친다. 트랙 하나하나 듣는게 너무 아깝고, 74분이라는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가서 두 번째 씨디는 좀 텀을 두고 들었다. 내용에 대한 평은 뒤로 물러나버렸다. 내용은 어찌되도 상관없으니까 둘이 행복한 모습을 많이 많이 보여줘..
1CD
- 전작의 마지막 트랙, 미시마는 자신이 속한 종교 단체의 오래된 명부에서 "코야마 아키코"라는 이름을 보고 지에이에게 이를 알린다. 한창 오미와 호적 문제로 다투다 겨우 입적하게 된 지에이는 돌연 나타난 오미의 어머니에 대한 정보에 당황해한다. 망설이는 지에이의 모습을 뒤로하고, 이야기는 일단 마무리되는데..
- 이번 작품에선 본격적으로 오미 어머니의 행방을 좇는다. 또, 지에이는 지에이대로 미국으로 거점을 옮기기 위해 차근차근 떠날 준비를 한다.
- 아버지의 행방을 찾는 세 번쨰 시리즈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오미의 태도가 눈에 띈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이해한다는 말을 꺼내기까지 꽤 힘들었을거다. 오미의 말대로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알겠다."는 걸까. 아버지가 범죄자라고 밝혀진다면, 경찰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지에이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안해했던 오미였는데. 이번엔 정말 담담하게 문제를 대하고, 풀어나간다. 지금의 나는 누구로부터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는지가 아니라, 스스로 지금까지 만들어나갔던 거구나. 라고 말하는 오미가 기특했다.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그 모든 일을 겪고 나서 지에이를 만난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오미. 지에이를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믿음이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다. 여태껏 문제 상황에 닥쳤을 때 취해왔던 오미의 행동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나저나 어머니는 살아계신건가..?
- 입적을 결심하고 지에이는 잠시 본가에 다녀온다. 거의 연이 끊긴 상태로, 지금까지 스토리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어서 흥미가 갔지만, 이전에 지에이가 설명한 그대로였다. 민폐만 끼치지 않으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 라니, 아들한테 너무하자너...
- 지에이가 계약한 에이전트, 아인은 직접 집까지 찾아와 오미에게 지에이와 헤어지라고 말한다. 예술가로서도, 남자로서도 지에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인. 좋아하는 건 아닌데, 섹시하고 머리도 좋아서 한 번 자보고 싶다고 한다. 자신감 넘치는 미인, 재력도 넘치며 지에이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여성. 혹시 이런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하던 오미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미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던 때, 지에이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닐까, 자신은 지에이 옆에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꼈다. 지에이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이기에 지에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것도 지에이와 본인 스스로를 향한 오미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기 때문 아닐까.
- 아인 대신 오미에게 사과하는 지에이를 보고 약간 놀라는 오미. 지에이가 아인을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인 느낌이 들었는지, 아인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살짝 질투도 섞여있는게 귀엽다.
-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오미의 톤이 살짝 낮아서 약간 의문스러웠는데(특히 초반), 학대당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독백이 나오고나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향에 알맞다고 느꼈다. 짧은 장면이었는데도 그 순간의 고통이나 불안이 파도처럼 훅 밀려왔다.
2CD
- 순찰도 돌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빠져나온 오미. 주재소에 돌아가는 척 하며 산중의 오두막집을 살펴보던 오미는 지명수배된 납치범 타시로와 마주한다. 던져진 흙 때문에 시야가 막힌 오미. 위협하며 달려드는 타시로. 몰래 뒤따라온 지에이는 오미 대신 칼에 맞는다. 첫 만남에서 오미를 감싸려다 다친 지에이가 생각났던 부분.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다친 지에이도 지에이지만, 그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빠질 오미가 왠지 더 걱정됐다.
-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간 오미. 다친 지에이를 보고 이성을 잃은 채 타시로를 때리는 그를 보고 사카이 상은 오미에게 정신을 차리라며 소리를 지른다. 지에이가 이렇게 된건 오미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오미를 각성시킬 무언가가 필요해서 거친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사카이 상이 이런 말을 하는 캐릭터였나-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 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전하는 방식이 너무 비난조여서 딱 듣고는 너무 심한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지에이에게 사과하는 오미. 떨림이 잘 전달됐다. 지에이를 상처입혔다는 사실에 져서, 도망가려 한 옛날.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사실을 마주하고 지에이를 지켜줄 것을 오미는 멩세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곁에 있겠다는 지에이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이번 시리즈에서 잘 드러나는 오미의 변화이자 결심. 그 핵과도 같은 부분. 뒤에 이어지는 프로포즈는 처절하면서도 낭만적이다. 이 부분은 들으면서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 아이처럼 우는 오미는 안쓰럽고 귀여웠다.
- 입적 절차를 끝내고 둘이 나누는 대화가 달달하다. 초야에 대한 얘기. 코야마 지에이가 된 지에이. 오래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오미. 남편이라는 호칭. 다 귀엽다.ㅎㅎ 입적 축하드려요.. 진짜로... (짝짝짝)
그 외
- 사카이상을 아버지라고 부르는게 감동이었다.
- 아인은 그냥 조연정도의 포지션인데 연기가 좋아서 놀랐다. 그래서 그런가. 선한 캐릭터는 아닌데, 다른 '나쁜' 캐릭터처럼 싫어지지 않았다.
- 미시마가 자기를 3인칭화 시키는게 좀 귀엽다. 히토츠에게 " 그렇게 뛰시면 미시마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아, 쫌 귀엽다. ㅎㅎ 오랜만에 히토츠의 목소리를 들어서 좋았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픽션인데도, 20살 남자애인데도...
- 여전히 음향감독의 존재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 효과음이나 배경의 소리가 자연스러웠다. 새 음악도 많이 추가됐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전 음악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감성에 맞게 잘 구성된 느낌.
- 1CD의 카밍 목소리에 비음이 많이 섞여있다. 감기걸렸을 때 수록한걸까. 살짝 신경쓰였지만, 불편하진 않았다. 그것도 좀 귀엽게 들렸다. 대신 아에기가 좀 얌전해진 느낌. 더 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좀더 울면 안돼? 약간 아쉽다. 그만둔지 5년이나 됐으니 뭐..
- 프리토크가 아쉽다. 나카무라 히데토시 씨에 대한 이야기는 의미깊었지만 좀더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길 원했다. 완결인 만큼. 음음. 근데 되게 지쳐보였다. 확실히 예전의 발랄한 텐션은 이제 찾을 수 없는 걸까..
- 믹신이 돌아가신 나카무라 씨에 대해 이야기 하는게 좀 울컥했다. 스스로 얘기를 꺼낼 때도 머뭇거리는 게,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사카이 상 성우가 바뀌고, 아인도 왜인지 성우가 바뀌었다. 어떤 의미로든 캐스트가 바뀌어가는 건 참 씁쓸한 일이다. 이런데도 주연 둘이 완결까지 해내었다는 건 듣는 입장에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5년이 지나도 여전히 지에이오미는 그곳에 있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힘은 역시 목소리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 근데 3부작 완결이라는 건 무슨 얘기일까. 3부작이라고 하기엔 이미 10번째 씨디라서.. 뒤에 두 작품이 더 나올거란 얘기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해.
소리높여 사랑을 노래하고 진실된 사랑을 추구하는 방랑자, 레이나. 유행어 대상까지 받으며 사회 현상이 되어버린 대히트 만화 『사랑이라면 팔 정도로』의 작가 '캔디' 이즈미는, 10년만에 참석한 동창회에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쭉 좋아했던 아메야와 재회한다. 변함없이 멋진 그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에 들뜬 이즈미였지만, '진실된 사랑따위 흥미없어.'라는 그의 말에 조금 상처받는다.
■배역
飴屋弘紀 (아메야 히로키) : 杉田智和 (스기타 토모카즈)
藤野泉 (후지노 이즈미) : 立花慎之介 (타치바나 신노스케)
橘未来男 (타치바나 미키오) : 川原慶久 (카와하라 요시히사)
小谷史織 (코타니 시오리) : 野島裕史 (노지마 히로후미)
- '네가 없으면 숨도 쉴 수 없어.' 만화가 시리즈의 후속편. 처음에 들을 땐, 후속편인걸 몰랐다. 그냥 스기타의 연기가 듣고다고 생각하던 도중에 우연히 찾게 된 작품. 만화가와 편집자, 그리고 친구.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 설정이구나 싶었는데 같은 시리즈의 작품이었다니.
- 아메야는 진실된 사랑따위 믿지 않는다며 요즘 유행하는 인기 드라마의 원작 '사랑이라면 팔 정도로' 를 싫어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신간에 잡지까지 다 챙겨보는 팬이다. 이 작품의 작가는 옛 동급생이자 지금은 같은 맨션에 살고 있는 이즈미. 이즈미의 집 앞에 매일 타치바나가 서있는 걸 보고 아메야는 둘이 연인사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이즈미가 편집자인 타치바나와 사귀고 있다고 착각하는 아메야. 주된 내용은 이 오해로부터 시작된다. 삽질하는 건 정말 어떤 작품이든 꽤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오해하고 삽질하는게 소재로써는 꽤 오래된, 전형적인 네타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들었다. 그리곤 "전체적으로 옛날 냄새가 난다."는 리뷰를 보고 좀 찔렸다. 내 취향이 낡은 것 같다... 그래서 이전 작품이 재미없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고.
"쓸데없는 참견일 수도 있겠지만, 왜 그런 녀석이랑 지내는거야 (사귀는거야) ?"
"왜 라니, 타치바나 씨랑은 지낸지 꽤 오래됐고.. (만화가와 편집자로서)"
"(답답)"
난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낡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다..
- 마감에 지쳐 비틀거리는 이즈미. 그런 이즈미에게 자신의 허락 없이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화내는 타치바나. 그런 상황을 답답해하는 아메야. 집으로 돌아온 아메야는 이즈미가 걱정되는 나머지 베란다를 타고 이즈미의 집으로 내려간다. 처음엔 너무 터무니없는 행동이라 잘못들은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 편의점 알바생으로 무려 노지니가 나오는데, '어서오세요.'나 '5532엔입니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괜히 잘생겨서 신경쓰였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원작에는 이름까지 붙어있는 캐릭터로 나오던데, 누구랑 이어지니까 목소리를 붙이지 않았을까?
- 스기타의 연기가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벤트 같은 행사에서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르게 진지한 역을 맡을 때 제대로 진지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벤트에선 거의 개그맨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드는데. 거의 다른 인격이 존재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ㅋㅋㅋ), 단순히 BL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작품에서 느껴진다. 차분하고 자상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가끔 들리는 따뜻한 웃음소리가 굉장히 편안하게 들린다. 안심시켜주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 중 하나.